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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째 허들부터 치고나간 매클로플린, 세계新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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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04 18:22:48 수정 : 2021-08-04 20: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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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부 펼친 여자 400m 허들
51초46… 세계기록 0.44초 단축
디펜딩 챔피언 무함마드 따돌려
축하의 포옹 4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400m 허들 결선에서 2위를 기록한 달릴라 무함마드(왼쪽)가 51초46으로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시드니 매클로플린에게 다가가 포옹하며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있다. 도쿄=신화연합뉴스

여자 400m 허들에서 펼쳐진 ‘세기의 대결’은 결코 육상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라이징 스타’ 시드니 매클로플린(22)이 ‘디펜딩 챔피언’ 달릴라 무함마드(31· 이상 미국)를 넘어서며 육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매클로플린은 4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400m 허들 결선에서 51초46의 세계신기록과 함께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매클로플린은 두 달 전 자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자신이 세운 51초90의 세계기록을 0.44초 단축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인 무함마드 또한 51초58로 기존 세계기록을 넘어섰다. 하지만 0.12초 차이로 최종 세계신기록으로 남지는 못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노렸지만 아쉽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동메달은 52초03으로 유럽신기록을 세운 네덜란드의 펨케 볼(21)에게 돌아갔다.

무함마드는 9번째 허들을 넘을 때까지도 매클로플린을 앞섰다. 하지만 매클로플린이 뒷심을 발휘하며 10번째 허들을 무함마드와 거의 동시에 넘었고, 이후 막판 가속을 붙이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승부가 결정났지만 무함마드는 밝은 표정으로 새로운 올림픽 챔피언에게 다가가 포옹하며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이후에는 나란히 성조기를 몸에 두른 채 기념촬영도 진행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두 선수는 ‘세기의 라이벌’로 지구촌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2019년 10월에 열린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는 무함마드가 52초16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했고, 매클로플린은 2위(52초23)로 뒤를 이었다. 이 승부는 세계육상연맹(IAAF)으로부터 대회 최고의 명승부로 꼽혔다. 지난 6월 도쿄올림픽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는 매클로플린이 51초90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무함마드(52초42)를 앞질렀다. 처음으로 52초의 벽도 허물었다.

수려한 외모와 패션 감각, 팬들과의 소통 능력까지 두루 겸비한 매클로플린은 미국에서 ’가장 상품성 있는 육상 선수’로 평가받는다. 매클로플린의 시니어 데뷔가 임박했던 지난해 초에는 복수의 스포츠 브랜드가 치열한 영입전을 펼쳤고, 최후의 승자는 뉴밸런스로 결정됐다. 당시 “뉴밸런스가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클로플린은 역대 20세 이하 육상 선수 중 가장 높은 계약금을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매클로플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춤을 추는 영상을 자주 올리고, 다양한 채널로 팬들과 자유롭게 소통한다. 6세부터 육상을 시작한 그는 2015년 유소년 선수권 여자 400m에서 우승하고, 2016년에는 54초15의 세계주니어기록을 세우며 리우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팀에 합류한 최연소 선수(만 17세)가 됐다.

매클로플린과 무함마드와의 경쟁은 여자 400m 허들의 위상까지 바꿔놨다. 2019년부터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여자 400m 허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리우올림픽에서는 무함마드가 53초13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매클로플린은 16위로 준결선 진출에 그쳤다. 이후 무함마드의 기량이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매클로플린의 상승세 역시 가팔랐다. 하지만 무함마드는 강력한 후배의 등장에 오히려 반가워하며 “시드니처럼 재능이 출중한 선수에게 세계기록 경신은 시간 문제”라며 “앞으로 시드니가 무엇을 해나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일찌감치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매클로플린은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육상선수로 활동했고, 오빠인 테일러 또한 400m 허들 선수다. 무함마드는 ‘온건한 무슬림’이다. 이러한 배경은 두 선수가 서로 의지하면서도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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