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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고 먹고 말하기 힘들어” 조기 발견 어려운 이 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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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04 12:03:36 수정 : 2021-08-05 07: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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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생소한 ’두경부암‘…눈 제외한 목·코·입·귀에 생기는 암의 총칭
위치에 따라 인두암·구강암·후두암·침샘암 등으로 분류…갑상선암도 포함
환자 매년 증가세…2015년 이후 4년간 19%↑·50대 이상이 전체 88.4%
초기증상 거의 없어 조기발견 어려워…두경부에 ’통증 신경‘ 적게 분포
위험인자, 흡연·음주·HPV 등…1기 5년 생존율 90% 이상·조기 발견 중요
두경부암. 연합뉴스

 

뇌 아래부터 가슴 윗부분 사이에 발생하는 암인 ’두경부암‘(頭頸部癌). 

 

두경부암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명칭이 조금은 생소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 암은 머리(頭)와 목(頸) 부위에 생기는, 눈을 제외한 목‧코‧입‧귀에 생긴 암을 총칭하는 말이다. 

 

즉, 두경부는 숨을 쉬고, 냄새를 맡고, 음식을 씹고 삼키는 통로이자 목소리를 내고 말을 하는 기관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기관들이 모두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에 암이 생기면 호흡‧음식 섭취‧발성 등에 문제가 생겨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수술 후에도 장애가 남을 확률이 높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두경부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두경부암 환자는 2019년 2만3691명으로 2015년 1만9856명 대비 4년간 3835명, 19.3% 늘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전체의 88.4%를 차지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남인철 교수는 “두경부암은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두경부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외모에도 큰 변화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며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생기면 병원을 찾아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경부암은 암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인두암‧구강암‧후두암‧침샘암 등으로 나뉜다. 갑상선암도 포괄적인 의미에서 두경부암에 포함된다. 

 

두경부암의 일종인 '구강암'. 게티이미지뱅크

 

이 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두경부에 통증 신경이 적게 분포하기 때문이다. 임파선 전이가 일어나 목에 임파선이 만져지면 그때 병원을 찾거나, 임파선에 생긴 문제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두경부암을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두경부암은 치료도 어려운 편이다. 두경부는 다른 기관보다 평균적으로 좁고 미세하며. 가느다란 뇌신경과 중요 혈관들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때문에 능숙한 의료진이 아니라면 근접한 다른 기관이나 미세한 신경을 건드릴 수 있다. 

 

남 교수는 “두경부암이 주로 발견되는 3~4기에 치료받게 되면 주변 기관까지 많이 도려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치료 후 먹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하는 등 큰 장애를 남길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두경부암의 위험인자는 흡연, 음주,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등이다. 흡연을 하게 되면 두경부암 발생 위험을 약 15배 정도 높이고, 음주는 하인두나 후두부에 발생하는 암에 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하면 암 발생 위험이 4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HPV는 구인두암 발생과 관련이 깊다. 구인두 편평 상피세포암의 약 15~50%에서 HPV가 발견된다.

 

두경부암의 증상은 발생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목소리가 변하거나 삼킴 곤란, 호흡 곤란, 목의 이물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위치별로 보면 ’구강암‘은 구강 내 한 곳에서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통증과 종물(혹)이 특징이고, ’후두암‘은 초기 목소리가 변하거나 이물감을 느끼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호흡 곤란을 호소한다. ’하인두암‘은 목의 이물감으로 시작해 삼킴 곤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비인두암‘은 목의 종물이 흔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두경부암의 일종인 '갑상선암'. 게티이미지뱅크

 

두경부암의 진단은 내시경 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사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CT)으로 두경부암의 범위와 원격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는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초기의 두경부암은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와 같은 단독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어느 한 가지 치료만으로는 어렵다. 수술‧항암‧방사선 치료 등을 적절히 병행해 치료해야 한다. 

 

남 교수는 “두경부암은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물론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발생 위치나 원인, 환자의 나이나 직업 등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 치료가 주로 진행된다”고 전했다.

 

두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금주뿐 아니라 HPV의 감염을 막기 위해 건전한 성생활도 필요하다.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잘 알려진 HPV 백신을 사용하면 두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

 

남 교수는 “두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1기 90%, 2기 70%, 3기 50%, 4기 40% 정도로, 이는 암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발생한다 하더라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암인 만큼 섣부른 두려움은 가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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