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7.79대 1… 기대 미달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힌 크래프톤이 공모주 청약 흥행에 실패했다. 높은 공모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청약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3일 크래프톤 공모주 일반 청약은 증거금 5조358억원에 경쟁률 7.79대 1로 마감했다.
크래프톤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틀 로열’(마지막에 살아남는 플레이어가 승자) 방식의 온라인 1인칭 슈팅게임(FPS)인 ‘배틀그라운드’ 개발사다. 게임의 흥행과 상장 기대감으로 크래프톤은 비상장 시장에서 올해 1주당 가격이 300만원을 넘어서며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5월 18일 5대 1 액면분할로 주당 가격이 60만원으로 내렸지만, 이후에도 50만∼6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이 가능했음에도 경쟁률이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앞서 중복청약이 가능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증거금 80조9000억원에 경쟁률 288.2대 1, SK바이오사이언스는 63조6000억원에 경쟁률이 335.36대 1이었다. 중복청약이 불가능했던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26·27일 이틀간 증거금 58조3020억원이 몰렸고, 경쟁률은 182.7대 1이었다.
크래프톤 증거금은 청약 일정이 같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채용 플랫폼 기업인 원티드랩이 모은 5조5291억원,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 1731대 1에 크게 못 미친다. 지난달 27일 코스닥시장에 진입한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 맥스트가 이날 상한가를 치며 공모가(1만5000원)의 5배가 넘는 8만200원을 기록한 것과도 대비된다. 하나금융투자 이재선 연구원은 “크래프톤 공모가가 한번 낮춰져서 아무래도 분위기 자체가 많이 위축된 것 같다”며 “중장기적으로 오를 것 같기는 하지만, 일각에서 기대했던 ‘따상’(이틀 연속 상한가) 가능성은 좀 낮아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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