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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알게 되면 손 씻기·양치질 알아서 잘해요∼

입력 : 2021-08-04 02:00:00 수정 : 2021-08-03 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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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연쇄상구균·곰팡이 등
난해한 미생물 그림으로 설명
아동 눈높이 맞춰 호기심 자극

우리 몸 속 뼈·근육·신경 역할
우주선 불시착 이야기로 설명
자연스럽게 생물·해부학 접근
‘이 책을 핥지 마세요’와 ‘뼈가 있어요!’는 미생물 전공자인 이단 벤-바르크와 재치 있는 그림으로 알려진 줄리안 프로스트가 철저히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그림책이다. 미생물 민이, 래이, 데니스, 제이크와 외계인 울트, 코그라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미생물과 뼈와 근육, 신경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음 제공

이 책을 핥지 마세요·뼈가 있어요!/이단 벤―바르크, 줄리안 프로스트/최인숙 옮김/이음/각 1만4000원

 

어린이들의 호기심은 무한하다. 내 몸을 비롯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궁금하다.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작용하는지 알고 싶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무턱대고 작용원리를 과학적, 생물학적으로 설명해선 안 된다. 중력, 작용반작용, 근육, 뼈, 연쇄상구균, 코리네박테리아 등을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에게는 그들의 시선과 방식으로 설명해 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미생물 전공자인 이단 벤-바라크와 재치 있는 그림으로 알려진 줄리안 프로스트는 철저히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췄다. 그들은 미생물과 뼈, 근육, 신경을 어린이들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설명한다.

‘이 책을 핥지 마세요’는 미생물에 관한 그림책이다. 손을 자주 씻고 양치질을 꼭 해야 하는 등 청결을 유지하라고 여러 번 이야기를 해줘도 어린이들은 쉽게 따르지 않는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청결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어린이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와 같다. 세균(미생물)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해 줘도 어린이들은 아직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저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꼭 쓰고 다니길 바랄 뿐이다.

이단 벤―바르크, 줄리안 프로스트/최인숙 옮김/이음/각 1만4000원

이에 저자들은 다른 방식으로 어린이들에게 미생물을 설명한다. ‘민이’ ‘래이’ ‘데니스’ ‘제이크’란 이름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방식이다. 민이는 책 속, 래이는 앞니, 데니스는 셔츠, 제이크는 배꼽에 살고 있다. 어린이들은 손가락으로 해당 부위를 만져 친구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다.

민이는 대장균, 래이는 연쇄상구균, 데니스는 곰팡이, 제이크는 코리네박테리아로, 즉 미생물들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런 어려운 단어보다 사람 이름으로 미생물들을 표현했다. 또 이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그리고 이들이 있으므로 발생하는 우리 몸의 변화를 적어놔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미생물의 역할 등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저자들은 미생물들을 의인화하면서 실제 모습과 비슷하게 표현했다. 그래서 책 마지막에 그려진 실제 미생물의 모습을 봐도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더불어 현미경으로 확대한 종이, 치아. 셔츠, 배꼽을 그대로 책에 담아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뼈와 근육, 신경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뼈가 있어요!’도 마찬가지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외계인 울트와 코그는 친구 케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우주여행을 하던 중 지구에 불시착한다. 그들은 우주선을 나오려고 하지만 울트는 방울, 코그는 가스구름으로 손이 없어서 우주선 문을 열지 못한다. 이에 어린이들은 책장을 넘기는 것으로 우주선 문을 열어주고, 밖으로 나온 울트는 우주선을 고치기 위해 ‘손’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손을 만든다. 하지만 울트의 손은 흐물거려서 우주선에서 떨어져 나간 엔진을 옮길 수 없다. 또다시 어린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손을 책 위에 올려 손안에 ‘뼈’가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엔진을 들어 올리는 데 필요한 ‘근육’, 어두운 곳에서 우주선 전원을 찾는 데 필요한 ‘신경’을 울트에게 알려준다. 어린이들의 도움을 받은 울트와 코그는 우주선을 고치고 케빈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다.

‘이 책을 핥지 마세요’와 같이 ‘뼈가 있어요!’에서도 저자들은 뼈, 근육, 신경을 직접 설명하지 않는다. 울트가 우주선을 고치는 과정에서 뼈, 근육, 신경을 언급해 그들이 우리 몸에 왜 필요한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해놨다. 물론 책 마지막에는 손의 구조를 비롯해 뼈와 근육, 신경, 뇌 등을 생물학적, 해부학적으로 자세히 알려준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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