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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컷·짧은 한 문장 ‘달걀프라이’의 모험담

입력 : 2021-08-04 02:00:00 수정 : 2021-08-03 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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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사계절/각 1만4000원

호라이·호라이호라이/서현/사계절/각 1만4000원

 

닭의 알을 기름에 지져 내 조리한 ‘달걀프라이’는 달걀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먹는 음식 중 하다. 저자도 마찬가지다. 특히 평소 노란색을 좋아하는 저자가 달걀프라이로 이야기를 만든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호라이’와 ‘호라이호라이’는 시공간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달걀프라이 호라이의 모험담이다. 형제책 ‘호라이’와 ‘호라이호라이’는 각각 독립된 캐릭터와 이야기, 다른 그림 기법으로 그려졌지만, 저자는 두 권의 이야기를 이어서 읽을 수 있는 요소를 배치했다.

그림책 ‘호라이’에서 밥 위에 있던 호라이는 순간이동을 하듯 자유롭게 시공간을 날아다닌다.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아이의 엉덩이 밑에 깔려 죽었다가 다시 수박에서 환생한다. 죽어 하늘나라로 갔던 호라이는 땅속 밑에 깊이 들어가더니 지옥도 다녀온다. 그의 곁에는 언제나 검은 고양이가 있다. 그림책은 그림 한 컷과 짧은 한 문장으로 채워져 있다. 그림은 마치 컴퓨터 그림그리기 프로그램으로 대충 그려 넣은 듯 엉성하고 단순하다. 아이러니하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직관적이다.

반면 ‘호라이호라이’는 ‘호라이’에서 다루지 않았던 호라이의 탄생부터 이야기한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알을 깨고 나온 호라이는 걸어서(?) 밥 위에 올라간다. 하지만 얼마 안 돼 호라이는 밥 위에만 있고 싶지 않다며 자리를 박차고 떠난다. 고양이 머리, 식탁을 지나 도시 위를 날아다니던 호라이는 자기가 살던 호라이 행성으로 돌아간다.

‘호라이’에서 우리 주변을 이야기하던 호라이의 모험이 ‘호라이호라이’에서는 저자의 SF적 상상력으로 확장된다. 글은 거의 없고, 그림의 흐름으로 호라이의 모험을 다룬다. 그림체도 바뀌었다. 호라이를 비롯해 등장인물의 표정이 자세히 표현됐으며, 연필로 직접 그린 듯 ‘호라이’보다 그림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서로 다른 느낌의 두 권이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달걀프라이를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으로 표현한 ‘호라이’와 ‘호라이호라이’. 저자가 만들어 놓은 거대한 세계관을 따라 우리도 가끔은 한 번씩 엉뚱한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


이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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