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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 폭력 근절 시점에…학폭 가해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시킨 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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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9 16:14:39 수정 : 2021-07-29 16: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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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진과 내용은 무관. 픽사베이

 

폭력을 행사해 강제 전학 조치를 당한 바 있는 학폭 가해자를 입학시킨 경희대학교가 피해자 가족의 호소에도 입학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프레시안은 청주공고 핸드볼부 주장이었던 학폭 가해자 A씨에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의 어머니 B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밥상을 늦게 차린다는 이유로 후배에게 의자를 집어던졌으며, 야구방망이와 쇠봉으로 후배들을 구타했다. 이 일로 청주교육청은 학교폭력신의위원회를 열어 A씨를 강제전학 조치했다.

 

특히 A씨의 부모는 피해자에 성폭력 누명을 씌우려 했을 뿐 아니라 A씨도 2차 가해를 가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고.

 

그럼에도 학폭 가해자 A는 경희대학교에 체육특기자로 입학했고, 피해자는 일반고로 전학을 가며 운동을 접어야 했다.

 

피해자 엄마 B씨는 A씨의 행태에 대해 두고 볼 수 없었다. B씨는 경희대 입학처에 전화를 걸어 김승환의 학폭 사실을 알렸으나, 경희대 측은 면접에서 보이는 모습으로 학생을 판단할 것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B씨는 멈출 수 없었다. 지난해 10월7일 경희대 입학처와 체육부장 등에게 강제전학 통지서와 경찰에 신고된 사건송치자료 등을 첨부해 메일을 보냈다.

 

B씨는 “수개월 동안 아이는 코치와 그의 아들(김승환)로부터 구타와 욕설 등 갖은 가혹 행위를 받아왔고 올해 7월, 6명의 동료의 진술로 시작되어 학교폭력신고 및 경찰 조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어미가 세상에 알린 죄로 아들은 2차 보복 고소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런 코치 아들이 경희대 스포츠지도학과 핸드볼에 특기생지원을 하였다고 하여 억울한 마음 누를 길이 없어 신고한다. (중략) 저 또한 힘없는 학부모이지만 아들이 꿈을 접어야 했던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걸 해보려 글을 쓴다. 국내 최고의 (핸드볼) 명문사학 경희대가 누구든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을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경희대는 체육특기자의 지원자격, 전형방법, 평가 기준 등을 정하고 선발 기간 전 특기자를 미리 심의하는 ‘체육특기자 선발·연구위원회’를 통해 심의 후 입학을 정한다. 이에 B씨는 “입학요강이란 정량적 요소를 떠나 위원회에서 이 일(김승환의 학폭)을 살펴봐 달라”고 부탁했다.

 

B씨의 호소에도 가해자 A씨는 그해 10월 입시 면접을 봤고, B씨는 학폭위 회의록 전문과 탄원서가 담긴 이메일을 경희대 입학처로 보냈다. 입학처는 12월2일 이를 확인했고, 이틀 후 B씨는 다시 입학처와 체육부장에 학폭 경찰 수사 과정을 보도한 기사 주소를 링크해 메일을 보냈다. 

 

B씨는 이를 비롯해 총 7차례 A씨의 행각을 알렸으나 경희대는 핸드볼부 체육특기생으로 12월9일 A씨를 최종 합격시켰다.

 

당시 지도자 및 선수들의 가혹 행위로 목숨을 잃은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 사건으로 스포츠계의 폭력 척결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이었음에도 학폭 가해자 A씨는 경희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경희대 측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입시) 절차에서 학폭 사실을 알 수 있는 전형 요소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희대는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경기실적(70%), 면접(20%), 학교생활기록부(10%) 등의 평가를 진행했다. 학생부에 학폭 이력이 적히긴 하지만 평가 항목은 아니라는 소리. 하지만 B씨가 호소한 사안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폭 가해자라는 점을 알고도 A씨를 입학시킨 것은 현재 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임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도 스포츠계에 만연한 폭력 및 가학 행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알려진 경희대의 이같은 사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네티즌들은 “선수가 돼도 학폭 가해자라는 게 밝혀지면 내려놔야 하는데 왜 경희대는 가해자를 키우나”, “학폭 가해자를 받아준 학교가 이해되지 않는다”, “심의를 하는 이유가 있는데 정작 중요한 게 반영되지 않는다니 어이없다” 등 비판을 하고 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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