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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 금메달 싹쓸이 도전에 위기?…벌써 절반 3명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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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9 14:41:24 수정 : 2021-07-29 14: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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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너먼트 도입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뒤 개인전 16강 진출자 '최저'
올림픽 양궁대표팀 김제덕

2020 도쿄올림픽 전 종목 석권까지 개인전 금메달 2개만 남겨둔 한국 양궁 대표팀에 위기가 찾아왔다.

29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대회 양궁 남녀 개인전 64~32강 마지막 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까지 태극궁사 6명 중 절반인 3명이 허무하게 탈락했다.

'3관왕'을 정조준하던 김제덕(경북일고)이 전날 32강에서 조기 탈락한 데 이어 이날 '맏형' 오진혁(현대제철)도 32강에서 아타누 다스(인도)와 슛오프 접전 끝에 졌다.

이로써 남자 대표팀에서는 김우진(청주시청)만 16강에 안착, 금메달 도전에 나서게 됐다.

여자 대표팀에서는 전날 장민희(인천대)가 32강에서 탈락한 가운데 강채영(현대모비스)이 16강에 올랐고 안산(광주여대)은 이날 오후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안산의 16강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대표팀 개인전 생존자 수는 양궁에 토너먼트가 도입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래 '최저'를 확정했다.

바르셀로나부터 리우까지 7개 대회에서 양궁 대표팀은 개인전 16강에 남녀 5명 이상의 궁사를 늘 진출시켰다.

여자 대표팀은 16강에 한 명이라도 못 나간 적이 없었다.

남자 대표팀에서 16강 이전 탈락자가 발생한 건, 바르셀로나 대회와 리우 대회, 두 번뿐이다.

특히, 이번처럼 남자 대표팀에서 2명의 탈락자가 조기에 발생해 16강에 한 명만 오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현장 사정을 잘 아는 양궁인들은 '바람'에서 원인을 찾는다.

8호 태풍 '네파탁'이 도쿄 북동쪽에서 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도쿄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지만, 양궁장에는 여전히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이 분다.

이날 경기 중 풍속계는 초속 0.2~5.0m 사이에서 큰 폭으로 움직였다. 바람 방향은 좌우로 불규칙하게, 수시로 바뀌었다.

오진혁은 탈락이 확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바람이 돌풍같이 불고 있다"면서 "몸으로 느끼는 것과 표적, 가운데 풍향계가 다 달라서 어디에다가 조준하고 쏴야 할지 포인트를 잡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김제덕도 마지막 패배 뒤 "바람의 영향도 있었다. 바람이 좌우로 헷갈리게 불었다"고 말했다.

특히 오진혁은 운도 안 따랐다는 게 대표팀의 설명이다.

이날 오진혁은 4-2로 앞선 채 맞은 4세트 두 번째와 세 번째 발을 각각 7점과 6점에 쏴 세트점수 동점을 내준 게 패배에 결정적이었다.

이들 두 발 모두, 쏘기 직전 몸에 갑자기 강한 바람을 맞아 조준이 크게 흔들렸다고 한다.

박채순 총감독은 "격발하는 순간에 갑자기 바람을 강하게 맞으면 누구든 조준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면서 "오진혁은 올림픽 무대에서 절대 6점을 쏠 궁사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바람 탓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전 자은도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등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의 바닷바람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태풍 영향권 안에서 치른 남자 단체전에서는 보란 듯 금메달을 따냈다.

살아남은 태극궁사들이 경기 중에도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에 전관왕 달성 여부가 달렸다.

이미 신궁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금메달 3개를 선물해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준 만큼, 불필요한 부담감을 던져버리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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