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폭염이 계속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는 양산 쓰기를 추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살인적인 더위에 양산 꼭 쓰세요”처럼 햇볕 차단 효과가 있는 양산을 올여름을 나기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이에 SNS 등에서는 ‘양산 적극 추천러’, ‘양산구매 열풍 합류’ 등 양산 구매를 인증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양산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양산은 15일부터 이날까지 12일째 패션잡화 부문 검색어에서 줄곧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1위, 20대가 2위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 양산은 40대 이상이 주 고객층이었는데, 고객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양산은 무더운 날씨 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단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해 준비되거나 지자체 폭염 대책에서도 일명 ‘효자템’으로 각광 받고 있다. 양산을 쓰면 폭염 때 체감온도와 불쾌지수를 낮춰 온열 질환을 예방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어서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별칭이 있는 대구시도 올해 혹서기 대책으로 양산 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양산을 쓰면 체감온도가 약 7도 낮아진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경기도 성남시는 지난 5일부터 시청과 각 구청 등에서 ‘양심 양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양산 대여를 원하는 시민 누구나 양산을 빌려 쓸 수 있고, 7일 이내에 돌려주면 된다. 인천시 남동구나 부산시 동구, 강원도 삼척시·양구군 등도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폭염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효과로 양산을 찾는 주민이 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양산은 온라인에서 “그래서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은 언제 써요?”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퇴물’ 취급을 받았다. 지드래곤이 쓸 정도로 유행하지 않으면 사용이 꺼려진다는 의미였다. 이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드래곤, 양산 좀 유행시키고 군대가지”, “나 남자인데 더운 날에 진짜 양산 쓰고 싶다. 지드래곤 같은 애들이 몇 번만 쓰고 나오면 될텐데”와 같은 글들이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가수 산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양산 쓴 모습을 인증하며 “더워 죽겠는데 지디가 하도 안 써서 내가 씀!”과 같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양산은 과거 온라인에서 ‘중년 여성의 상징’ 등으로 여겨지며 젊은 층 등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양산이 보여주는 ‘인기 행진’이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앙일보에 “과거 양산하면 ‘멋 부린다’, ‘중년이나 쓴다’ 등과 같은 일종의 편견이 있었는데, 실리를 추구하는 MZ세대에서는 그런 건 상관치 않아 보인다”며 “남이 어떻게 보든 바라는 이점이 있다면 일단 취하고 보는 MZ세대의 특성이 최근 양산의 인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풀이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