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숲과 계곡 함께 즐기는 제천 언택트 여름 피서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입력 : 2021-07-25 08:00:00 수정 : 2021-08-08 15:11: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동양의 알프스’ 월악산 송계계곡서 코로나19·폭염에 지친 심신 힐링/발 담그고 멍 때리기...이보다 좋을 순 없다/상쾌한 숲속 녹음 둘러싸인 계곡서 물놀이 ‘한기’에 오싹/덕주산성 망폭대 수직의 기암괴석 ‘작은 금강산’ 보는 듯/해발 고도 500m 깊은 산속에 문 연 레스트리 리솜 루프탑 정원 환상적인 뷰 선사

 

송계계곡

바닥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깨끗한 계곡 물. 낮 최고기온 섭씨 35도이지만 발을 담그자 금세 땀이 쏙 들어가 버린다. 1급수에서만 산다는 송사리는 손님이 반가운지 꼬리치며 인사하니 유혹을 참을 수 없다. 잠시 고민하다 웃옷을 벗어 던지고 송사리 따라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맑고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둥실 피어오르는 낭만적인 풍경. 가슴 높이까지 차는 물에 누워 올려다본 하늘은 만화의 한 장면 같다. 얼음 같은 계곡 물은 겨우 5분 지났는데도 온몸에 소름을 만든다. 서둘러 물 밖으로 나와 계곡 물에 담가둔 수박을 반으로 “탁” 쪼개 한입 베어 무니 신선놀음 따로 없다.

 

송계계곡

#‘동양의 알프스’ 월악산 송계계곡에서 즐기는 피서

 

역대급 ‘열돔’ 폭염에 동남아시아에 온 듯 땀이 줄줄 흐른다. 이런 날씨에 마스크라니. 숨쉬기조차 버겁다. 더구나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열대야는 밤잠까지 설치게 만들어 하루 종일 정신이 몽롱하다. 모든 것을 접고 잠시 떠나야 할 때인가 보다. 찾는 이 많지 않아 언택트로 푹 쉴 수 있는 충북 제천시 월악산 송계계곡으로 한걸음에 달려간다.

 

한수면 송계리 송계계곡으로 들어서자 장쾌한 물소리가 시원하게 가슴을 뻥 뚫어준다. 억겁의 세월 동안 흐른 물살은 암반을 깎아 넓고 평평한 반석과 신비로운 깊은 소를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덕분에 때 묻지 않은 태고의 신비가 가득해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제천 자체가 해발고도 300m 정도로 높아 물은 더욱 맑고 깨끗하며 공기도 아주 상쾌하다. 건강한 삶을 살기에 아주 좋은 곳 같다. 송계계곡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주말인데도 한산하다. 마을사람 서넛이 깊은 소를 헤엄치며 한가로이 물놀이를 즐기는 풍경이 아주 평화롭다. 그저 차가운 물에 발만 담그고 있어도 지친 삶을 위로받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송계계곡
월악산

계곡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진 월악산의 험준하고 독특한 산세가 마치 무릉도원에 온 듯 신비로움을 더한다. 월악산은 뛰어난 경관과 아름다운 계곡의 정취를 간직한 곳이 많아 ‘제2의 금강산’, ‘동양의 알프스’로 불린다. 그만큼 산세가 험하고 기암절벽이 끊임없이 펼쳐져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신성한 정기를 담고 있다고 여겨지는 곳이다. 이에 주봉우리를 신령스러운 산봉우리라는 뜻을 담아 ‘영봉(靈峯)’이라 부르는데 우리나라 산 중에 주봉 이름이 영봉인 곳은 남한에서 월악산, 북한에서 백두산 정도다. 송계 쪽에서 바라보는 월악산은 영봉, 중봉, 하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의 능선이 장엄하며 특히 제일 오른 쪽 영봉은 100여m의 깎아지른 벼랑을 드러낸 풍경이 아찔하다. 송계계곡에서는 힘들게 산을 오르지 않아도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고 금강산을 닮은 월악산의 산수화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니 여름나기에 아주 좋은 피서지다.

 

사자빈신사지석탑
수경대
수경대

#덕주산성 망폭대 금강산이 따로 없네

 

송계계곡을 따라 덕주사, 신륵사 등의 전통사찰과 암반에 새긴 덕주마애불, 고려시대 석탑으로 상층기단부에 사자 4마리를 배치한 독특한 모양의 사자빈신사지석탑 등 볼거리가 계속 등장해 계곡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송계8경을 따라가면 된다. 월광폭포, 학소대, 자연대, 청벽대, 와룡대, 팔랑소, 망폭대, 수경대에서 인생샷도 얻고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수경대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크레이프 케이크처럼 겹겹이 쌓인 넓은 반석 맨 위에 ‘水鏡臺’(수경대)라 적힌 글자가 또렷하다.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이 취기에 한껏 글 솜씨를 부렸나 보다. 주변에 흐르는 물이 ‘거울처럼 맑고 깨끗하다’는 뜻을 담아 이런 이름을 지었단다. 신라시대부터 이곳에 월악신사를 설치하고 하늘에 제를 올렸다고 한다. 물이 깊어 위험하니 들어가지는 못하고 눈으로만 즐겨야 한다.

 

학소대
상덕주사 마애미륵불

수경대에서 덕주사 방향으로 가다 보면 일주문을 지나기 전에 학소대를 만난다. 절벽과 층층이 쌓인 바위, 소나무가 운치 있게 어우러지는 학소대는 한 쌍의 학이 월악산을 오가며 살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587년(진평왕 9)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덕주사는 신라의 마지막 공주인 덕주공주의 사연이 담겼다. 공주는 마의태자 일행과 금강산으로 가다 덕주사를 건립하고 높이 15m 암반에 신라의 재건을 염원하는 마애미륵불을 새겼다. 공주는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며 금강산으로 떠난 마의태자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덕주사는 두 곳으로 나눠져 있다. 하덕주사에서 동쪽 계곡으로 1.5㎞ 떨어진 산중턱에 상덕주사가 있고 극락보전 옆 암반에 마애미륵불이 남아 있다.

 

망폭대
덕주산성

자연대는 송계계곡 입구에 있다. 맑은 계곡물과 넓은 암반, 깊은 소가 인상적으로 도로변에 있지만 무성한 숲에 가려져 ‘제천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계곡을 따라 북쪽으로 오르면 금강산에 온 듯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망폭대와 덕주산성이 푸른 하늘 아래 어우러지는 절경을 만난다. 아름답게 펼쳐지는 송계8경과 폭포를 볼 수 있어 망폭대라는 이름을 얻었다. 절벽 위에는 적반송 한 그루가 수백년 풍상을 견디고 있는데 속리산 정이품송에 이어 ‘월악산 정삼품송’으로 불린다. 와룡대는 용이 승천했다고 전하는 수심 5m의 깊은 웅덩이다. 팔랑소에는 한 가족이 발을 담그고 물놀이 삼매경이 빠졌다. 200여평의 화강암 반석 위로 맑은 물이 시원하게 흘러내려가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물이 깊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한나절을 보내기 좋다. 하늘나라 8공주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레스트리 리솜

#숲속에서 즐기는 한가로운 휴가

 

거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액자에 걸린 그림같다. 오로지 보이는 것은 숲과 하늘밖에 없어서다. 창문을 열면 숲의 피톤치드가 한가득 거실로 밀려들고 다양한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만 정적을 깨운다. 해발 500m 높이 깊숙한 산속에 새롭게 지어진 레스트리 리솜에 들어서자 오로지 자연과의 교감만이 있을 뿐이다. 모든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지친 심신을 치유하기 좋아 보인다. 덕분에 지난 2일 문을 연 이후 평일에도 객실 250개가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상 7층, 지하 5층 규모인데 루프탑과 스파, 식음시설, 키즈플레이존 등을 갖춰 밖에 나갈 필요 없이 리조트에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점이 매력이다.

 

레스트리 리솜 루프탑
레스트리리솜 루프탑 자쿠지

특히 레스트리의 모든 객실에서는 숲을 파노라마 뷰로 즐길 수 있다. 깊은 산속 숲속에 안겨 있어 낮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다. 어둠이 내리면 기온이 급속하게 떨어져 창문을 닫고 자야 할 정도로 서늘하니 요즘 같은 폭염을 피하기 좋은 곳이다. 루프탑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민 예쁜 정원이 펼쳐지고 테이블이 드문드문 놓여 가족 단위로 담소를 나누기 좋다. 소나기가 한바탕 요란하게 쏟아지고 나더니 다시 파란 하늘이 드러나면서 산자락에 물안개가 피어오로는 풍경은 수채화가 따로 없다. 루프탑 프라이빗 자쿠지 4곳에서는 이런 환상적인 뷰를 즐기며 스파를 즐길 수 있어 이미 8월 말까지 예약이 꽉 찼다. 해브나인스파도 전면 리뉴얼을 마치고 지난 16일 오픈했는데 야외에서 코앞의 숲을 즐기며 스파를 할 수 있다.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는 레스토랑 ‘몬도키친’에는 특급 호텔식 조식 뷔페가 마련돼 아침에 줄을 서야 할 정도다. 로비라운지에는 책과 음악, 브런치를 즐기는 숲속 카페 ‘마묵라운지’가 들어섰다.

 

덕동생태숲
덕동계곡

백운면 덕동생태숲은 사색의 공간이다. 250만㎡ 규모의 숲에 470여종의 수목이 자라는 생태계의 보고로 낙엽송으로 둘러싸인 산책로를 호젓하게 걸으며 언택트로 힐링하기 좋다. 백운산과 십자봉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8㎞가량 이어지는 덕동계곡도 울창한 산림이 계곡과 어우러진 풍광이 빼어나다. 마을 입구에서 5㎞ 구간까지는 야영지와 펜션 등이 있어 쉬어가기 좋다.


제천=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서지혜 '쇄골 여신'
  • 서지혜 '쇄골 여신'
  • 라잇썸 나영 '미소 천사'
  • 예린 '사랑의 총알'
  • 김민주 '하트 포즈는 시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