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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쏜 바이러스 화살… 아직 끝이 아니다

입력 : 2021-07-24 03:00:00 수정 : 2021-07-23 19: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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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전쟁 아폴론 신 저주처럼
인류 생존 위협 코로나 확산 거듭
바이러스가 준 물리적 아픔 이외
불평등 환경 등 사회 민낯 드러내
앞으로 계속될 ‘바이러스와 전쟁’
연대·이타적 행동으로 대처 강조
지난 14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코로나19로 숨진 시민들 앞에서 애도하고 있다. 책 ‘신의 화살’의 저자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는 이 같은 비극을 마주하고 ‘일리아스’에 묘사된 트로이전쟁에서 아폴론이 화살을 쏴 역병을 퍼트리는 장면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만달레이=로이터연합뉴스

신의 화살/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홍한결 옮김/월북/1만9800원

 

“트로이전쟁 중 아폴론은 은으로 만든 활을 겨누고 화살을 빗발치듯 퍼부어 그리스인들에게 역병을 안겼다. 그리스인들이 자신을 섬기는 신관의 딸 크리세이스를 납치해 가서 풀어주지 않은 데 대한 벌이었다. ‘일리아스’에 묘사된 트로이전쟁이 일어난 지 3000년이 지난 지금, 나는 눈앞에 펼쳐지는 사태를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아폴론의 보복을 떠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 앞에서 저자는 신이 쏘아 올린 죽음의 화살이 떠올랐다고 한다. 코로나19는 발생한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변이를 거듭하며 확산을 멈추지 않고 있다. 각국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감염을 차단하고,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전쟁이 끝나도 앞으로 우리의 일상은 과거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인류가 처음 겪는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처음 겪는 일이었을 뿐이다. 바이러스는 물리적인 아픔은 물론 산발적으로 흩어진 부정확한 지식과 거짓 정보에 의존하는 현실, 밀집도 높은 거주지역 같은 불평등한 환경 등 우리 사회의 어둠과 민낯을 드러냈다. 서로 구분 짓고 자의적인 경계를 만들면서 끊임없는 차별을 낳기도 했다.

유행병은 대개 인간이 가진 속성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이면서 가장 진화된 면을 파고든다. 인간은 집단을 이루어 서로 어울려 살게끔 진화한 동물이다. 신체를 접촉하며 애정과 친밀감을 나누고, 죽은 자를 땅에 묻고 애도하는 식으로 말이다. 전염병을 퍼뜨려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는 병원체는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확산하는 경우가 많다. 원천적으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어려운 이유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도 역경은 계속될 것이다. 전 인류는 바이러스가 남길 크나큰 임상적,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여파를 겪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바람도 현재까지는 희망적이지 않다. 변이가 계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험로가 놓여 있을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도 마주해야 한다. 많은 희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인류는 이 바이러스와의 타협점을 찾아야만 한다.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홍한결 옮김/월북/1만9800원

책 ‘신의 화살’의 저자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연대와 집단적 방역 의지를 강조한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질 인류와 신종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이처럼 좋은 생각과 이타적인 행동으로 맞서는 것이다. 특히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세상에서 변화가 야기할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촉구한다. 원격 현장에서 발생하는 학습이나 노동과 관련한 프라이버시 침해, 비대면의 일상화와 관련된 연쇄효과 등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정부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방역 달성을 위해서는 강력하고 조직적인 국가 행위가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리는 국제 협력의 필요성, 인접국 간 비용 부담 문제, 과학에 기반을 둔 전문가 의견 존중, 복잡한 정치적 요인 등을 경험했다. 이는 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에 전부 통용되는 방식이다. 어찌 보면 코로나19 대유행은 향후 다른 감염병뿐 아니라 그 밖의 거대한 지구적 문제에 대비할 예행연습 기회를 제시한 셈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모두가 궁금해하는 ‘백신 그 이후의 일상’에 대해 명확한 팩트 체크와 예측을 선보였다. 크리스타키스는 의학자, 사회학자, 생물학자, 공중보건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대표적인 통섭형 학자다. 그는 코로나19의 역학적 특성을 들어 이전의 신종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범지구적인 재앙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하고, 유전학 기술을 통해 확산의 과정을 파악해나간다. 또 데이터 과학의 측면에서 각 나라에서 시행했던 비약물적 개입이 유행병 확산을 제지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본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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