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에서 여장을 한 채 아내 신분증으로 국내선 여객기에 탑승한 남성이 적발됐다고 현지 일간 콤파스 등이 22일 전했다. 이 남성은 검사 결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3일부터 여객선 탑승 시 1차 이상 예방 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와 48시간 이내 PCR(유전자증폭)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는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남성은 지난 18일 수도 자카르타발 북말루쿠주 뜨르나테행 시티링크 여객기에서 승무원에게 붙잡혔다.
그는 화장실에서 남성 티셔츠로 갈아입고 나오다 승무원과 마주쳤는데, 앞서 이 남성은 아내 이름으로 비행기 티켓을 구매한 뒤 아내 신분증과 백신 접종 증명서,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보인 뒤 탑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남성은 또 공항에서 비행기에 탈 때 눈을 뺀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을 썼고, 몸 전체를 덮는 옷을 입는 등 여장을 했었다.
승무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여객기가 착륙하자마자 그를 체포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양성 반응을 보여 일단 뜨르나테시에 있는 자택으로 이송·격리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확진자는 3만3772명이 추가돼 누적 298만3000여명, 사망자는 1383명 늘어나 누적 7만7583명이다.
일일 확진자 수는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이들 들어 폭증해 지난주에는 나흘 연속 5만명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주말과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휴일을 거치며 검사 인원 자체가 줄어 19일부터 사흘 연속 3만명대를 기록했다.
전날 기준 PCR와 항원검사(안티젠)를 모두 포함한 양성률은 29.06%이고, 정확도가 높은 PCR만 따지면 38.64%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양성률이 5%를 넘지 않아야 전염병이 통제할 수 있는 범주에 있다고 본다.
하루 확진자가 4만∼5만명씩 나올 때는 병실 부족으로 입원도 못 하고, 자가격리 중 치료를 받다 목숨을 잃는 이들이 속출했으나 최근 들어 대도시 병원들의 코로나 병상 점유율이 80%대로 내려오는 등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