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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다녀온 82세 할머니 “빨리 다시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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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3 06:00:00 수정 : 2021-07-22 22: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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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의 우주 여행 동행한 월리 펑크
“여자라서 뽑혔다가 여자라서 배제됐죠”

20일(현지시간)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여행에 동행한 뒤 무사히 지구로 귀환한 월리 펑크(오른쪽)가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하고 있다. 주한 미국 대사관 SNS 캡처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여행 성공 스토리에서 주인공인 베이조스보다 더 주목을 받은 인물이 있다. 베이조스를 포함한 4명의 동승자 중 가장 나이가 많아 이번에 역대 최고령 우주 여행자 기록까지 세운 월리 펑크(82)가 바로 그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州)에서 발사된 우주선을 타고 약 11분간 성공적인 비행을 한 뒤 무사히 지구에 착륙한 펑크는 기쁨에 겨워 “이건 내게 일어난 최고의 일”이라고 외쳤다.

 

주한 미국 대사관은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환호하는 펑크의 사진을 게재하고 우주 여행에 얽힌 펑크의 간절한 사연을 소개했다. 대사관에 따르면 펑크는 1960년 미 나사(항공우주국)의 ‘머큐리13’ 프로그램 최연소 합격자였다. 이 프로그램은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한 13명의 여성들을 훈련시켜 우주로 내보내는 것이 목표였다. 펑크는 당시 ‘머큐리 여성’이라고 불린 이 13명 가운데 한 명이었다.

 

고된 우주비행 훈련을 받았지만 이들은 끝내 우주에 가지 못했다. 나사는 “우주비행사는 전원이 남성 군인 시험 비행사들”이란 점을 들어 여자 비행사의 합류에 난색을 표했다. 애초 ‘여자라는’ 이유로 머큐리13 프로그램에 선발된 것인데 정작 ‘여자라는’ 이유로 우주비행에서 제외된 셈이다.

 

“당시 저는 ‘다른 어떤 남성보다도 더 잘했고 일을 빨리 완수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하지만 아무도 저를 우주비행사로 뽑지 않았죠. 결국 저는 우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꿈을 접었습니다.”(펑크의 언론 인터뷰 중에서)

주한 미국 대사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역대 최고령 우주 여행자 월리 펑크의 인생여정을 소개하고 있다. 주한 미국 대사관 SNS 캡처

그래도 펑크는 좌절하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금녀의 구역’처럼 여겨지던 항공우주 분야에서 나름의 전문가로 자리매김 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의 첫 여성 감사관을 지냈고,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첫 여성 항공안전 수사관도 역임했다. 돈도 제법 많이 벌었다. 베이조스의 라이벌로 알려진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이 수년 전 “버진갤럭틱 우주선을 타고 우주 관광을 할 승객을 모집한다”고 했을 때 펑크는 거금 20만달러(약 2억2700만원)를 내고 좌석을 예약했다.

 

브랜슨이 베이조스보다 먼저 우주에 다녀왔으나 버진갤럭틱 우주선의 대기 승객 명단에는 펑크가 여전히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베이조스의 우주 여행에서 펑크는 돈을 내지 않고 ‘명예 승객’의 자격으로 동행했다. 베이조스가 그를 특별히 초청했기 때문이다.

 

출발 전 “여행의 모든 순간을 사랑할 것”이란 각오를 밝혔던 펑크는 약 11분간의 비행을 마치고 무사히 착륙한 뒤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렸다. (우주 여행을) 다시 빨리 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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