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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딸 학대해 숨지게 한 부부에 징역 30년…아홉 살 아들 진술이 ‘결정적’

입력 : 2021-07-22 18:10:16 수정 : 2021-07-22 18: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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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8세 딸 숨지게 한 20대 부부 징역 30년 선고…살인 고의성 인정
8세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부와 친모가 지난 3월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8세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부부에게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A(28·여)씨와 남편 B(27)씨의 선고공판에서 이들에게 검찰의 구형량과 똑같이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 등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부부는 지난 3월2일 오후 8시57분쯤 인천 중구 운남동의 한 빌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인 딸 C(8)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수개월에 걸쳐 C양을 폭행하고, 찬물로 씻긴 뒤 물기를 닦아주지 않아 방치하는 등의 학대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C양은 얼굴·팔·다리 등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난 채 사망했고, 당시 영양 결핍이 의심될 정도로 야윈 상태였다. 110㎝의 키에 몸무게는 또래보다 10㎏ 넘게 적은 13㎏으로 심한 저체중 상태였고, 초등생인데도 사망 전까지 기저귀를 사용한 정황도 발견됐다.

 

이날 선고공판에서 부부의 범행 고의성이 인정된 데는 아홉 살 아들 D군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D군이 경찰 조사에서 엄마의 주장과 다른 진술을 한 사실이 이날 법정에서 뒤늦게 공개되면서다.

 

그는 4차례 조사에서 “(여동생이 사망한 당일) 원격수업이 끝난 후 집에 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데 동생이 넘어지는 소리를 들었다”며 “엄마가 ‘얘 또 오줌쌌다’고 했고 10~15차례 때리는 소리도 났다”고 말했다.

 

또 “화장실에서 샤워를 한 동생은 쭈그리고 앉아 떨었고 엄마가 물기를 닦아 주지 않았다”며 “평소에도 엄마는 찬물로 동생을 샤워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생의 엉덩이와 발에서는 (흉터) 딱지가 떨어져 피가 나고 있었다”면서, 사망하기 전 동생의 몸 상태도 또렷하게 기억했다.

 

재판부는 D군의 진술에 대해 “직접 겪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라며 “사건 당일뿐 아니라 피고인들의 과거 학대 등에 대해서도 범행 도구와 방법을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진술은 피고인들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상처 사진과도 일치한다”며 “(아들도) 피고인들로부터 일부 학대를 당하긴 했어도 부모가 더 무거운 처벌을 받도록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만 8살에 불과한 피해자를 학대·유기·방임했다”며 “일반적인 성인이라면 피해자의 사망을 당연히 예상할 수 있어 살인의 고의성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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