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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기차 파는 동시에 석탄발전소 짓는 건 모순”

입력 : 2021-07-22 19:23:19 수정 : 2021-07-22 19: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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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마켓포시스 빈센트 대표
현대건설 베트남 발전소 수주에
환경단체들, 사업 중단 요구 서신
“탄소 배출량, 차 年 100만대 수준
탈석탄 위한 방법 총동원할 것”

“전기차를 팔면서 동시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다고요? 이건 ‘그린워싱’(친환경주의 위장)입니다. 저희는 이런 사실이 더 널리 알려지도록 글로벌 주요 언론사에 광고를 싣고, 소비자와 주주를 동원해 현대건설이 베트남 석탄발전소 건설 참여를 중단하도록 계속 압박할 계획입니다.”

줄리엔 빈센트(사진) 마켓포시스 대표는 22일 이메일과 모바일 메신저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종 단호하게 의견을 전했다. 최근 현대건설이 베트남 꽝빈주의 1200㎿급 꽝짝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한 일을 두고서다. 마켓포시스는 지난 19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와 관계자들에게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국내외 환경단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꽝짝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은 매년 자동차 100만대가 내뿜는 것에 맞먹습니다. 현대가 이를 만회하려면 해마다 내연기관차 100만대를 오로지 재생에너지로만 충전하는 전기차로 대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빈센트 대표는 특히 현대차그룹 5개 계열사가 이달 초 사용 전력을 전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선언을 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현대건설이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에 나선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소 참여로 거센 비난을 받고서 탈석탄을 선언하는가 하면 한국 정부는 2050 넷제로 선언을 했죠. 현대건설도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추구한다고 했고요. 현대차그룹의 RE100 선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뒤로는 석탄발전을 한다니, 이게 그린워싱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현대건설의 석탄발전 참여는 그룹뿐 아니라 넷제로를 선언한 한국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겁니다.”

빈센트 대표는 10년 넘게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다 기후금융 운동에 집중하고자 2013년 마켓포시스를 설립했다. 그는 왜 ‘돈의 흐름’에 주목하게 됐을까. “(환경문제 해결에) 정부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걸 정부나 정치인에 맡겨둘 수는 없어요. 결국 그들은 기업과 금융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거든요.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듯 기업과 금융을 움직이려면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인식을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현대건설은 베트남에 재생에너지 사업을 제안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꽝짝 사업 중단을 이끌어낼 겁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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