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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면 이성이 더 매력적으로 보여”…‘비어 고글 현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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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2 16:47:57 수정 : 2021-07-22 16: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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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글 색깔’과 풍경색이 같아보이듯 음주 후 이성이 더 매력적으로 보여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비교적 최근…흡연과 함께하면 현상이 더 증폭
일각에서는 ‘비어 고글 현상은 그저 심리적 효과’라는 연구 결과도 있어
현상이 존재하지 않거나 좀 더 개인적인 성향일 수 있다는 사실도 시사
게티이미지뱅크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술을 많이 마신 주인공이 상대방에게 푹 빠지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런데 이는 그냥 우스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일부러 지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이닥에 따르면 실제로 음주 후 이성을 더 매력적으로 보는 과학적 현상이 있는데 이를 ‘비어 고글 현상’(The Beer Goggles phenomenon)라고 한다. 

 

이는 선글라스나 색깔이 있는 스포츠고글을 쓰면 풍경이 착용한 기구의 렌즈 색깔과 똑같이 보이는 것처럼 술을 마시면 콩깍지(?)가 씌어 이성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는 현상이다. 

 

술, 특히 맥주를 마시면 상대방에 대해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이 들게 하며 억제력을 낮추고 긴장감을 풀어준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해 실제 외모보다 더 멋지거나 아름답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수많은 문학 작품에서 이러한 현상을 다뤄왔지만, 이 현상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지난 2003년부터 시행된 한 오래된 연구는 80명의 대학생을 술집에 데려가 술을 마시게 한 후 이성 사진을 보여줬다. 

 

그 결과, 술을 마신 남녀 모두 술을 마시지 않았던 그룹에 비해 사진에서 본 이성을 더 매력적으로 생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 초기 연구는 알코올이 잠재적인 연애 상대 인식, 사교성, 이성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하는 최초의 연구였으며, 뒤이어 나온 후속 연구들은 비어 고글 현상에 대한 확실한 과학적 증명을 더한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주립 대학교 연구팀은 수컷 초파리도 알코올 영향을 받으면 비어 고글 현상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2012년에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음주 중 흡연은 비어 고글 현상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알코올을 니코틴을 포함한 다른 물질과 혼합하면 더 강한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영국의 브리스틀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 참가자 96명 중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한 사람들은 자기 억제력이 가장 낮아져 상대방의 얼굴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브리스틀 대학교 연구팀이 2015년 선택된 실험 참가자가 아닌 무작위로 뽑은 311명의 술집 이용자를 대상으로 매력적인 얼굴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을 때 비어 고글 현상이 존재하지 않거나 좀 더 개인적인 성향일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비어 고글 현상은 단지 심리적 효과일까? 2013년 한 프랑스 연구팀은 비어 고글 현상을 부정하는 최초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프랑스 연구팀은 먼저 연구 참가자들을 ‘술을 마시고 술을 마셨다고 말을 들은 그룹’,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그룹’,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마셨다는 말을 들은 그룹’, ‘술을 마셨지만 마시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그룹’ 등 4개의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술을 마신 사람들은 스스로 술을 마셨다고 인지를 하든 못하든 자신의 매력과 유머센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높았다. 하지만 술을 마신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술을 마시지 않은 그룹의 사람들은 술을 전혀 마시지도 않고 술을 마셨다는 얘기도 듣지 않았던 그룹의 사람들보다 자신들의 유머와 매력을 더 높게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비어 고글 현상이 부분적이라도 심리적인 효과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반면 2016년 스웨덴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비어 고글 현상이 실제 있음을 또다시 확인했다. 이 연구에선 60명의 남녀가 참가했는데, 술을 마신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친절하고 사교적이며 수다스러운 것을 발견했다. 

 

특히 더 사교적이고 싶어하는 욕망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더 크게 두드러졌다. 연구 참가자들은 음주를 하면 할수록 이성의 사진에 더 크게 반응하고 상대방의 얼굴에서 긍정적인 표정을 더 빨리 인식하고, 감정적 공감 능력을 증가시켰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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