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평균 확진자 999.7명
4단계 규제에도 확산세 안 꺾여
비수도권도 거리두기 격상 등 동참
나훈아 부산 콘서트 8월로 연기
민노총은 원주서 결의대회 예고
정부 “방역 예외 없다” 철회 요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전국 대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도 수도권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비수도권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3일 원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 시행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도권의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4단계가 시작된 지난 12일 894.9명에서 이날 999.7명으로 11.7% 늘었다. 여전히 4단계 기준인 일평균 확진자 100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수도권에서 사적모임 등 방역조치를 강하게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방역이 느슨한 비수도권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비수도권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지난 12일 245.7명에서 이날 428.9명으로 74.5% 증가했다. 수도권보다 확진자 규모는 작지만 속도가 매우 빠른 셈이다. 특히 관광객이 몰리는 일부 지역의 확진자 증가가 두드러진다. 부산 국내 발생 확진자는 12일 43명이었는데, 이날 100명으로 2.3배 늘었다. 강릉이 포함된 강원도 지역은 같은 기간 18명에서 54명으로 3배, 제주도는 7명에서 34명으로 4.9배 증가했다.

지난 주말 비수도권의 주말 이동량이 증가한 것도 풍선효과를 보여준다. 지난 3, 4일 3375만건이던 비수도권 이동량은 10, 11일 3522만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수도권 4단계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7, 18일에도 3555만건으로 0.9% 늘었다. 2주 연속 상승한 것이다. 수도권 이동량은 지난 주말 5% 감소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비수도권 이동량이 약간 증가한 추이이지만, 이번 주 각 지자체 방역 강화 조치나 거리두기 단계 조정, 5인 이상 사적모임 제한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들 지역에서 인도발 델타 변이 감염이 늘어 우려된다. 강릉은 최근 표본조사에서 확인된 바이러스가 모두 델타 변이였다고 밝힌 바 있다.

확진자가 늘면서 병상도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수도권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64.4%로, 4901병상 여유가 있다. 비수도권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비수도권 센터 가동률은 전날보다 4.1%포인트 높아진 62%로 집계됐다. 충청권(89.3%), 부산(84.3%), 강원(72.0%) 등은 70%가 넘었다.
비수도권에는 거리두기 격상, 방역수칙 등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강릉은 4단계를 적용 중이고, 부산과 제주, 경남 김해·거제·함안·진주·창원·통영·여수는 3단계로 격상했다. 지난 19일부터는 비수도권도 사적 모임을 4인까지만 허용했다.
정부는 수도권처럼 비수도권도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체육관, 공원, 컨벤션센터 등 다른 목적의 시설을 임시로 활용하는 모든 공연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나훈아 콘서트 예매처인 예스24는 이날 예매 페이지 공지를 통해 23∼25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최하려던 ‘나훈아 어게인 테스형’ 부산 콘서트를 다음달 20∼22일 같은 장소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23일과 30일 원주혁신도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고객센터 상담사 직고용을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3차 파업에 돌입한 고객센터 노조 지원을 위한 이번 결의대회에는 1000∼3000명 정도 집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방역에는 어떤 예외도 있을 수 없다”며 민주노총의 집회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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