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비중 83%… 2주새 30%P 폭증
백신 접종에도 백악관·의회 관리 등 감염
파우치 “비접종자 많으면 발병 계속돼”
백신 예방효과 벌써 반감 연구 결과 나와
이스라엘 델타 변이로 확진 1400명 넘어
보건당국 고령층 대상 3차 접종 등 검토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답보 상태인 미국에서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최근 2주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접종한 백악관과 의회 관계자가 같은 행사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에 걸린 ‘돌파감염’ 사례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접종자들에게서 백신의 예방효과가 벌써 절반가량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돼 ‘백신을 맞았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셸 월렌스키 국장은 20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델타 변이가 8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7월 3일이 포함된 주의 50%에서 극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2주 만에 델타 변이 비중이 30%포인트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날까지 미국 전체 인구 중 백신 접종 완료자는 48.7%로 절반에 못 미친다.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인구는 56.2%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버티는 사람이 많다면 미국은 상당 기간 사그라들지 않는 대규모 발병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비베크 머시 단장도 “지금은 감염자가 늘고 있다”며 “확진자도 늘고 입원 환자도 늘고 사망자 수도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주 같은 행사에 참석한 백악관 관리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수석대변인이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코로나19에 걸린 돌파감염 사례로, 백신 접종이 바이러스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백악관 의료팀의 접촉자 추적 결과, 이 관리는 백악관 주요 인사 등과 밀접 접촉하지 않았고, 최근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접촉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석대변인 역시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후 펠로시 의장과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의장실 직원 대부분은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악시오스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고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최고위급에서조차 돌파 감염이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신 접종 속도전을 펼쳐 온 이스라엘에선 지난해 말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접종자들에게서 백신 예방효과가 벌써 절반가량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와이넷이 이스라엘 보건부 데이터를 인용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초기 접종자의 코로나19 회피 능력은 42%, 중증 예방 능력은 최대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다만 이 데이터는 세부 검토를 거치지 않은 원시 자료인 데다 초기 접종자는 65세 이상 고령층이어서 이 같은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와이넷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인구의 58%가 백신 접종을 마쳤다. 그러나 델타 변이 기승으로 이달 들어 확진자가 다시 늘기 시작해 이날 1400여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고령층에 대한 백신 부스터샷(3차 접종)을 검토하는 한편 백신 접종 완료자, 감염 후 완치자 등에게만 실내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허가하는 ‘그린패스’ 제도를 21일부터 재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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