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풍광의 ‘낙동강 제1경’ 경천대
모네의 풍경화 같은 일몰 있는 경천섬
도남서원∼상주보 왕복 4.5㎞ 탐방길 등
자연 품은 한적한 관광?힐링코스 매력
낙동강 상주보?낙단보에 수상레저센터
카누·카약·제트스키 등 즐길거리 풍부
언택트족 위한 오토캠핑장 시설도 완비
코로나 시대 슬기로운 여행지로 ‘OK’

경북 상주시에 관해 묻는다면 십중팔구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아, 곶감으로 유명한 곳?” 상주를 기억하는 이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부분 ‘농업 도시’다. 사실 상주는 경상도의 중심지로 유서 깊은 고장이다. 경상도는 경주의 ‘경’과 상주의 ‘상’을 합친 말이다. 경북도청과 같은 행정기관이 상주에 소재한 적도 있다. 상주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다. 다시 말해 접근성이 좋다. 지도로 따지면 영호남의 중심에 위치한 데다 중부내륙, 당진~영덕, 상주~영천 등 고속도로 3개 노선이 지나고 나들목도 6개에 이른다.
상주군이 역사의 젖줄이자 문화의 원류인 낙동강을 중심으로 관광벨트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어쩌면 상주야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적합한 관광지라고 할 만하다. 인적이 드문 농촌이어서가 아니다. 경천대와 경천섬 같은 천혜의 관광지는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딱 맞는 ‘차박(자동차+숙박)’지가 많다. 짜릿한 수상 레포츠와 영화 속을 걷는 것과 같은 자연 탐방길도 즐길 수 있다. 사람이 붐비지 않는 곳에서 가족, 연인과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언택트 관광 1번지’로 꼽히는 상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때 묻지 않은 자연…탁 트인 경천대와 경천섬
‘낙동강 제1경’인 경천대는 낙동강 1300리 중 가장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기암절벽 꼭대기의 작은 바위를 일컫는 경천대의 원래 이름은 ‘하늘이 스스로 만든 빼어난 경치’라는 뜻의 자천대이다. 드넓은 상주의 황금 들녘과 이를 휘감아 도는 낙동강이 절경이다. 칼로 깎아 놓은 것 같은 절벽과 노송이 뒤섞인 모습은 저절로 엄지를 치켜들게 만든다. 목교와 전망대, 출렁다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다. 소나무 숲속의 아담한 돌담길과 돌탑이 어우러진 산책로, 맨발 체험장, 황톳길이 있다. 여기에 시가지 전투체험 등이 가능한 밀리터리 테마파크도 놓쳐선 안 된다.
경천섬은 낙동강 상주보 상류 중심에 위치한 하중도(河中島)이다. 사방이 탁 트인 만큼 사람에 치일 걱정이 없다. 이곳은 유채꽃을 시작으로 계절별로 다양한 꽃이 만발해 볼거리를 더한다. 경천섬의 가장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을 때는 바로 일몰 직전이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 경천섬을 찾으면 하늘은 물론 낙동강까지 주황빛으로 물든다. 마치 모네의 풍경화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못해 황홀함까지 선사한다. 최근에는 트레킹이나 자전거 라이딩 등을 즐기는 동호인의 ‘찐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좀더 다채롭게 경천섬을 즐기길 바라는 방문객에겐 폰툰보트를 추천한다. 달밤에 낙동강에 배를 띄우고 자연을 노래했던 옛 선비들처럼 경천섬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탐방길 걷고, 낙동강생물자원관 보고
상주를 찾았다면 꼭 운동화를 챙기자. 도심에서는 돈을 주고도 경험할 수 없는 천혜의 ‘낙동강 탐방길’이 있다. 도남서원에서 시작해 범월교, 경천섬, 낙강교, 경천섬 수상탐방로, 상주보를 거쳐 다시 도남서원으로 되돌아오는 왕복 4.5㎞ 코스다. 맨발로 탐방길을 걷는 관광객도 많다. 인적이 뜸해 비대면 걷기 여행을 할 수 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경천섬 수상탐방로를 지나치게 된다. 이 수상탐방로는 낙강교 입구에서 낙동강 동쪽을 따라 만든 물에 뜨는 길이 975m의 다리이다. 물이 발아래에서 출렁이고 도로와 달리 흔들리는 느낌이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귓가를 간지럽히는 새 소리는 어떠한 음악보다도 감미롭다.
상주를 찾았다면 속리산국립공원을 빼놔선 안 된다. 속리산은 상주와 충북 보은에 걸쳐 있다. 우리나라 팔경 중의 하나로 소백산맥의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이 중 기암괴석으로 이름난 높이 1054m의 문장대는 전부 상주 땅이다. 문장대 인근에는 유난히 폭포와 계곡이 많다. 오송폭포와 옥양폭포, 쌍룡폭포 등이다. 높은 산에서부터 쏟아지는 맑은 물줄기가 산 아래까지 흘러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한여름에도 머리털이 쭈뼛 서는 기분이 든다. 여기에 속리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에어컨보다 시원하다. 여름철 무더위를 날리기에 상주가 제격인 이유다. 문장대에서 상주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삼국통일의 요새인 견훤산성을 만날 수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아이를 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2015년 개관한 이후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자원관은 하천과 호수 등 담수에서 서식하는 생물자원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환경부 산하 기관이다. 연구 분야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지만 공간 구성 측면에서 참여와 체험 프로그램에 심혈을 기울였다.
자원관은 각종 어류와 양서류, 파충류 등을 전시한다. 여기에 계곡처럼 단 차이를 둔 수로를 가운데 두고 한반도 남부 상록수림을 대표하는 식물 137종, 1800여점을 키우고 있다. 실감형 디지털 콘텐츠로 구성한 미생물 체험관은 올 3월 문을 열었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갖췄다.

◆무더위 날릴 수상레포츠 즐길 수 있어
낙동강 상주보와 하류의 낙단보에는 수상레저센터가 있다. 낙단보 건설로 거대한 인공호수가 생기면서 주로 바다에서 즐기는 수상 레포츠를 강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상주보 수상레저센터에서는 다양한 무동력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다. 카누와 카약, 윈드서핑, 딩기요트 등이 대표적이다.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 제트스키 등 동력 수상레저를 즐길 수도 있다. 이곳은 일반조종면허시험 면제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수상레저 마니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누구나 일정 시간의 교육을 받으면 시험이나 실기 없이 모터보트 등 수상레저기구 2급 조종면허를 딸 수 있다.
인근의 상주보 오토캠핑장은 빼놓을 수 없는 비대면 여행 코스다. 낙동강이 바라다보이는 강변에서 차박을 즐길 수 있다. 캠핑장은 4만여㎡ 터에 오토캠핑 60면, 일반 캠핑 20면, 방갈로 6동을 갖췄다. 샤워실과 어린이놀이터, 파고라, 농구장, 족구장,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갖췄다. 이번 여름에는 도시생활의 상념은 잠시 떨쳐 버리고 캠핑장에서 ‘물멍(물을 보며 멍하게 있는 상태)’을 즐기며 코로나19로부터도 안전한 ‘차박과 트레킹의 성지’ 상주를 방문해보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