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중앙일보 특별취재팀이 지난 5월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10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게 평소 어떤 혐오표현을 보고 들었는지 물었다고 보도했다.
그 결과 남성에 대한 혐오표현을 겪었다는 응답 비율(‘가끔·자주·매우 자주’ 경험 합산)은 65.8%로 2019년 인권위가 같은 질문을 던졌을 당시 59.1%였던 수치가 2년 새 6.7%포인트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정서도 짙어졌다. 이들을 향한 혐오표현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2019년 69.4%에서 올해 74%로 늘었다. 여성 혐오 경험도 같은 기간 68.7%에서 73.8%이 됐다. 장애인, 성 소수자, 지역 등과 관련한 혐오표현을 겪었다는 이가 줄거나 비슷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혐오 표현의 부작용은 여성에게 더 크게 나타났다. 여성 10명 중 6명은 혐오표현을 겪은 뒤 ‘심리적으로 위축됐다’고 밝혔으며 남성은 해당 응답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공포심을 느꼈다’ 응답 비율 차이도 17.3%포인트(여성 58.8%, 남성 41.5%)에 달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앙일보 특별취재팀은 젠더 혐오를 조장하는 이들의 실마리가 그들이 실시한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있다고 밝혔다. 대상별로 차이는 있지만, 온라인 여론을 주도하는 ‘20대’가 혐오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해당 조사에서 코로나19 관련 혐오표현을 썼다는 응답자가 35.8%였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 3명 중 1명꼴이다. 이들이 혐오를 내뱉은 대상(1~3순위 기준)은 페미니스트가 11.4%, 남성 6.4%, 여성 5.6% 등이었다. ‘코시국(코로나 시국)’ 혐오표현 사용자들은 일반 남녀보다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이 높은 것으로 풀이됐다.
또한 페미니스트 혐오 사용자는 남성이 16.5%로 여성(6.9%)의 두 배 이상이었다. 세대별로는 20대(18.3%)와 40대(17.3%), 이념별로는 보수층(17.6%)에서 두드러졌다. 남성에 대한 혐오를 썼다는 비율은 남성(7.1%)이 여성(5.8%)보다 조금 더 높아 여성이 남성 혐오를 주도할 거란 사회 통념과는 배치되는 결과가 나왔다.
더불어 20대(10%)와 소득 하위층(11.8%), 진보층(7.9%)에서 남혐 사용이 많은 편으로 나타났다. 여혐은 남성(8.8%), 20~30대(각 8.3%), 영남(10.3%)에서 수치가 높게 나왔으며 다만 보수(7.4%)와 진보(7.9%)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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