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푼 기대를 안고 떠난 여행지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했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은 2년 전 포르투갈로 여행 중 납치됐다가 빠져나온 영국 여성 로렌 카톤(21)의 사연을 전했다.
지난 2019년 당시 19세였던 로렌은 친구와 함께 포르투갈로 여행을 떠났다. 몇 주간 머물 예정이었기에 알가르브 지역의 휴양지 빌라모라에 있는 한 술집에서 일자리를 구했고, 근처 술집에서 캐나다 국적의 도날드 페르난데스(37)와 그의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술을 마시게 됐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술집을 차렸다는 페르난데스에 로렌은 영국 관광객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깊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후 숙소로 돌아가려던 로렌은 휴대전화에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아 택시를 부를 수 없었고, 친구들마저 이미 숙소로 돌아간 상태였다고. 이에 페르난데스는 로렌을 집으로 태워다 주겠다고 제안해 로렌은 이를 승낙했다.
하지만 로렌은 “돌이켜보면 그때 정말 어리석었다”며 후회를 나타냈다.
차를 타고 가던 도중 페르난데스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그는 전화를 받더니 갑자기 소리를 쳤다. 수화기 너머에는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페르난데스가 통화하던 여자를 태우기 위해 차를 멈췄고 알고 보니 여자는 페르난데스의 여자친구였다고.
로렌이 문을 열고 내리려고 하자 페르난데스는 문을 잠그고 로렌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겁에 질린 로렌이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으나 페르난데스는 “널 죽이고 묻을 거야”라고 협박했다.
20분쯤 달린 자동차는 페르난데스의 저택에 도착했고, 그와 여자친구는 서로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 시작했다. 싸움 끝에 페르난데스는 여자친구의 팔을 흉기로 찔렀다.
그때 여자친구는 집을 뛰쳐나갔지만 이후 집에는 페르난데스와 로렌 둘만 남게 됐고 페르난데스는 로렌을 구타하고 성폭행했다.

이후 페르난데스는 도망치던 여자친구를 발견, 그를 다시 집으로 데려왔다. 그 틈을 타 로렌은 이웃집으로 달려가 현관문을 두드리면서 첫 번째 탈출을 시도했으나, 이웃은 이를 듣지 못한 듯했다.
더 멀리 도망쳐봤자 다시 붙잡힐 것이라고 생각한 로렌은 페르난데스가 여자친구를 해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의 집으로 돌아왔고, 이후 10일간 감금됐다.
페르난데스는 로렌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외출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 그는 여자친구를 지속적으로 구타했고 로렌을 끊임없이 성폭행했다.
그간 로렌은 페르난데스를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이 원해서 함께 하는 것처럼 행동했고, 감금된 지 열을 후 페르난데스는 로렌과 여자친구를 어느 쇼핑몰로 데려갔다. 마침 식사를 하러 갔을 때 로렌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페르난데스에 허락을 받았다. 이후 로렌은 기지를 발휘해 펜을 빌려 화장실 휴지에 ‘저는 실종된 사람이에요. 제발 조용히 경찰을 불러주세요’라고 적어 구긴 후 식당 직원 앞에 떨어뜨렸다.
몇 분 뒤 경찰이 도착해 로렌을 살폈다. 그제야 로렌은 페르난데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난해 페르난데스는 경찰에 체포된 후 모든 혐의를 부인했으나 납치와 강간, 폭행 등의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았다.
로렌은 현재 프랑스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애물 뛰어넘기 말 훈련소의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당시 나는 납치범이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다”며 “성폭행이나 신체적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심리적인 복잡성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길 바란다”는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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