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코로나 사태로 야기된 근무환경 변화…서서히 공론화되는 ‘주4일 근무제’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21-07-22 07:00:00 수정 : 2021-11-11 17:09:5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직장인들, ‘일과 삶의 균형’ 중시…두 팔 벌려 환영하는 모습 / 임금 삭감에 대한 우려도

요즘 직장인들은 무엇보다도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회사와 업무보다는 개인의 생활을 우선시하고, 더 많은 취미활동과 여가생활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기를 원하는데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근무시간은 직장인들 입장에서 다소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겪으면서 조금씩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주 4일 근무제’에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찬성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논의가 비단 직장인들의 적게 일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만 촉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재택근무를 비롯한 유연근무제도가 시행, 근무시간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 큰 변화가 이뤄진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인식 전환이 주 4일 근무제도를 촉구하는 목소리로 조금씩 이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직장인 67.1% “연봉 낮아도 일과 삶의 균형 가능한 회사 다니고 싶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과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이 조금씩 공론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과 삶을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다수 직장인들이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는 직장생활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을 살펴보면, 어느 때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7.1%가 연봉이 낮더라도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 가능한 회사에 다니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친 것으로, 그중에서도 30대 직장인의 바람(20대 61.2%, 30대 74%, 40대 66.8%, 50대 66.4%)이 가장 커 보였다. 

 

물론 실제로는 괜찮은 수준의 연봉을 받을 때야 이러한 바람도 가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요즘에는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해석만큼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직장에서 인정을 받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삶의 목표를 이루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장인들(64.9%)이 많다는 사실은 향후 ‘워라밸’이 가능한지가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반면 야근이 많아도 연봉이 높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응답은 28.4%에 그쳐, 개인적인 시간을 희생하면서까지 일하고 싶어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다만 워라밸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는 달리 현재 재직 중인 직장에서 워라밸이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직장인(48.9%)은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특히 대기업(59.1%)과 국가기관(58.9%)에 다니는 직장인보다는 중소기업(43.6%) 재직자의 기대치가 낮아 보였다.

 

◆주 4일 근무제 도입 시 야근, 업무 강도 증가 감수할 의향 커 보여…‘임금 삭감’ 수용 못하는 듯

 

이렇듯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보다는 개인생활을 우선순위에 두는 요즘 직장인들인 만큼 최근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조금씩 공론화되고 있는 ‘주 4일 근무제도’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여진다. 

 

직장인의 73.6%가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찬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특히 여성(남성 69.6%, 여성 77.6%)과 20대~30대 젊은 층(20대 78%, 30대 82%, 40대 71.6%, 50대 62.8%), 사원/실무진 직급(평사원/실무진 77.4%, 중간 관리직 71.7%, 고위 관리직 68.1%)에서 주 4일 근무제도를 더욱더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주 4일 근무의 도입에 반대하는 직장인은 10명 중 1명(11%)에 불과했으며, 주로 근로시간이 줄면서 임금이 삭감되거나(64.5%, 중복응답), 오히려 업무 강도가 높아질 것 같다(45.5%)는 우려를 많이 내비쳤다.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에 찬성하는 직장인들은 ‘업무환경의 변화’도 어느 정도 수용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근무일에 야근이 늘어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충분히 감수할 수 있거나(37.6%), 힘은 들겠지만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다(51.9%)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이전 대비 업무 강도가 늘어나고(충분히 감수 29.3%, 어느 정도 감수 59.9%), 연차 휴가 일수가 50% 이상 크게 줄어드는(충분히 감소 27.7%, 어느 정도 감수 41.8%) 상황도 받아들이려는 직장인이 많아 보였다. 

 

다만 ‘임금 삭감’만큼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전 대비 임금이 삭감되는 상황을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는 주장(11.1%)보다 감수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목소리(43.3%)가 훨씬 많은 것이다. 결국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은 기존의 연봉 수준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되는 상황에서야 직장인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인들, 주 4일 근무제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에 찬성하는 직장인들은 무엇보다 개인 여가 시간의 증가(62.5%, 중복응답)와 그로 인한 워라밸의 실현(59.8%)에 대한 기대감을 많이 내비치는 모습이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회사보다는 개인생활을 우선시하는 만큼 주 4일 근무제도에 찬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특히 20대~30대 젊은 직장인들이 개인 여가 시간이 늘어날 것 같고(20대 69.7%, 30대 65.9%, 40대 52.5%, 50대 60.5%), 워라밸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20대 65.6%, 30대 62%, 40대 53.1%, 50대 57.3%)는 이유로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찬성하는 마음이 큰 편이었다.

 

가족 및 주변인과 보낼 수 있는 시간(56.1%)과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간(50%)이 늘어날 것 같아서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찬성하는 모습도 비슷한 맥락에서 읽을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주 4일 근무제도가 일의 능률 향상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들도 많아 보였다.

 

업무 효율성이 증가할 것 같고(48%), 업무 스트레스가 감소할 것 같아서(46.7%)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것으로, 젊은 직장인들이 이러한 생각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주 4일 근무제 도입 시 가장 원하는 휴일은 ‘수요일’

 

만약 실제로 주 4일 근무제도가 도입될 경우 그 시간을 활용해 하고 싶은 일로는 ‘취미생활’(50.7%, 중복응답)이 첫 손에 꼽혔다. 물론 지금도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더욱 더 여유 있게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휴식을 가지면서(49.3%), 운동 및 건강관리를 하고(48.8%),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46.8%), 여행을 다니고 싶어하는(45.1%) 직장인들도 매우 많았다. 

 

상대적으로 20대~30대 젊은 층은 주 4일제 근무로 더 많은 취미생활과 휴식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40대~50대 중장년층은 가족과 보내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모습으로, 세대별 시각 차이도 느낄 수 있다. 

 

주 4일 근무제도가 시행될 경우 가장 선호하는 휴일은 수요일(35.2%)로, 이왕이면 연속으로 근무하는 일수를 최대한 줄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다음으로는 금요일(26.4%)이 선호되었으며, 정해진 요일 없이 매주 원하는 날에 쉬고 싶어하는 바람(22.1%)도 큰 편이었다.

 

주 4일 근무제도가 시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으로는 ‘임금 삭감’(50.3%, 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연령대에 관계 없이 가장 많이 우려하는 부분(20대 49.6%, 30대 48.8%, 40대 48.8%, 50대 54%)으로, 향후 주 4일 근무제도의 논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임금 문제를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이와 더불어 주 4일제 미시행 거래처와 업무를 맞추기 힘들 수 있고(36.3%), 특정 업종만 도입되는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36%)는 우려가 상당했으며, 업무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고(29.8%), 야근이 많아질 수 있다(26.3%)고 걱정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

 

◆10명 중 6명 “코로나 사태 이후 주 4일제 도입 필요성 공감하는 이들 많아져”

 

전반적으로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주 4일 근무제도의 필요성을 환기시킨 모습으로, 전체 10명 중 6명(58.1%)이 이번 코로나 사태 이후 주 4일제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느낄 정도였다. 

 

젊은 직장인들이 느끼는 체감도(20대 61.6%, 30대 61.2%, 40대 52.4%, 50대 57.2%)가 더욱 높은 수준이었다.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재택근무를 비롯한 유연근무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존 근무 방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으로 보여지는데, 실제 직장인의 절반 이상(54%)은 주 5일제 근무가 직장생활의 표준이라는 생각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코로나 사태 때문에만 형성된 것은 아니었다. 직장인의 54.2%가 공감하는 것처럼 주 4일제 도입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보다 워라밸 이슈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주 4일제가 도입된다면 노동자들의 워라밸이 실현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직장인이 전체 65.1%에 달한다는 사실이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한다. 20대~30대 젊은 직장인들이 주 4일제도의 도입으로 워라밸이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감(20대 68%, 30대 70.8%, 40대 59.2%, 50대 62.4%)을 더욱 많이 내비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기대감 때문인지 향후 주 4일제의 시행 여부가 직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 같다고 말하는 직장인도 절반 이상(53.5%)에 이르렀다.

 

◆49% “한국사회에서 주 4일 근무제 도입 가능성 작아”

 

대다수 직장인들은 전면적인 도입까지는 아니더라도 실험적으로나마 주 4일 근무제도를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체 응답자의 65.6%가 주 4일제를 점차 단계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으며, 각 기업에서 주 4일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직장인이 68.4%에 달한 것이다. 

 

대체로 많은 직장인들이 지금이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논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특히 저연령층의 공감대가 높은 편이었다. 

 

더욱이 최근 세계적으로 주 4일제 도입을 검토하는 국가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보는 시선(54.5%)이 많은 것도 향후 주 4일제 도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예고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면 아직은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시각(32.4%)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 한국사회에서 주 4일 근무제도가 도입 및 시행될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직장인의 절반 가량(49%)이 솔직히 한국사회에서는 주 4일제 도입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으며, 실질적으로 주 4일제는 시행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제도라고 보는 시각(42.1%)도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62.8%가 주 4일제를 도입하더라도 실제로 시행하는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을 했는데, 주 4일 근무제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젊은 층이 오히려 부정적인 전망(20대 68%, 30대 66%, 40대 58.8%, 50대 58.4%)을 더 많이 하는 특징을 보였다. 

 

다만 향후 주 4일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질 것 같다는 예상(46.5%)은 적지 않은 모습으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주 4일제 도입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엿볼 수 있었다. 10명 중 4명(41.6%)은 주 4일 근무제 도입 여부가 내년 대선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주 4일 근무제 보편적인 시행 가능한 시기, 향후 5년 이내 많이 예상

 

한국사회에서 주 4일 근무제도의 보편적인 시행이 가능한 시기로는 향후 3~4년(25.5%) 내지 5년 이내(25.4%)를 예상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비록 지금 당장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5년 이내에는 주 4일 근무제도가 시행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향후 주 4일 근무제도의 정착을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가장 많이 꼽는 모습이었다. 근로 시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69.3%, 중복응답)가 이뤄져야만 주 4일 근무제도의 정착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근본적으로는 과도한 노동시간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주 4일 근무제도의 도입을 위해서는 제도에 대한 임직원의 공감대(45.9%)와 정확한 인수인계 및 업무 백업 체계의 마련(44.8%), 업무 보고 절차의 간소화(38.2%)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