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노사가 20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 분규 없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7차 교섭에서 기본급 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 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주간 연속 2교대 20만포인트(20만원상당),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는 3년 연속 파업 없이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는데 3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는 2009∼2011년 이후 두 번째다. 노조는 2019년에는 한일 무역분쟁,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등을 이유로 파업하지 않았다. 올해도 코로나19가 지속해서 유행 중인 데다 반도체 수급 문제까지 겹쳐 노사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도 전년도 경영 실적과 올해 경영 환경, 지난해 임금 동결 등을 고려해 임금 인상률과 성과금 규모를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잠정합의안에는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특별협약’을 넣었다. 이 특별협약에는 자동차산업이 격변기를 맞아 미래 준비와 고용 안정을 위해 국내 공장·연구소가 선도기지 역할을 지속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신사업 전환과 자동화가 이뤄지는 추세 속에서도 고용안정을 확보하고 부품 협력사와 상생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내연기관 고수익화, 시장 수요에 따른 적기 생산으로 수익구조 확보, 국내 공장·연구소 지속 투자 등을 시행키로 했다.
직원 처우 개선을 위해 노후화한 울산공장 노후 기숙사는 재개발한다. 초과 연장근로 수당과 학자금 대출 지원 프로그램 등 일반·연구직 처우도 개선한다. 부품 협력사 경영난 해소를 위해서는 1200억원을 출연한 ‘상생 특별보증’, ‘동반성장 펀드’ 등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부품 협력사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2874억원을 출연한 ‘미래성장상생펀드’, ‘2·3차사 전용 펀드’ 등도 지속해서 운영한다. 다만 회사는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등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노조 요구에 대해선수용하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산업 대전환기에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노사가 합심해 재해를 예방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여 미래 모빌리티 시대 세계 일류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오는 27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완전히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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