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아침, 내 안의 불편한 감정과 마주치며 시작된 일주일 담아
월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서른 다섯 번 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서른다섯 번째 소설선 김미월의 ‘일주일의 세계’(현대문학, 1만3000원)가 출간됐다. ‘일주일의 세계’는 우리 시대의 청춘을 대변해온 김미월의 최신작이다.
등단 이래 생동감 있는 문장과 서사로 현실 속 고단한 개인의 삶을 절제되면서도 차분하게 짚어온 김미월의 이번 신작은 2020년 ‘현대문학’ 9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횡단보도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건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우정이나 사랑이라고 믿었던 자신의 감정이 그저 연민이나 관성일 뿐이라고 회의하게 된 과거를 소환시켜, 현재를 자각하게 하는 화자의 일주일 동안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뒤흔드는 불편한 진실을 목도하고 이를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성찰을 끌어낸 이번 작품은 어린 날부터 내제돼 있던 연민과 이기심, 그 속의 복잡다단하게 얽힌 사랑의 감정에 괴로워하는 한 개인의 삶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김미월은 “이 소설은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쓰였다. 과정일 뿐 결과는 아니어서 아마 앞으로도 종종 그 횡단보도에 불려 갈 것이다. 그렇게 그 자리를 서성이다 보면 언젠가 그럴듯한 답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고 고백한다.
문학평론가 박하빈은 “김미월의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사랑과 연민을 가로지르면서 우리로 하여금 불확실한 상태야말로 우리가 알 수 있는 유일하고도 분명한 진실임을 직시하게 만든다”며 “소설의 숙명과 한계에 소설로 응답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은 우리는 ‘과거반추형 문장들이 점차 미래지향형으로 바뀌’듯, 이 일시정지 상태의 멈춤이 잠재성의 또 다른 성질이라는 것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오양진은 ‘작품해설’ 에서 “타인들의 삶과 현실 속으로 들어가보는 서사적 경험이 인간에게 주는 사랑의 선물은 우리가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착한 존재라는 윤리적 허상 속에서 자족할 때가 아니고 우리가 그다지 사랑스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존재론의 진실을 겸허히 수용할 때 주어진다”며 “소설의 유일한 도덕은 아이러니다. 우리에게는 신이 없지만 대신 이렇게 소설이 있다. 특히 이 소설이”라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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