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송구” 서욱 “책임 통감” 사과
野 “대통령 직접사과” 요구에는 침묵
청해부대 서울공항 귀국… 치료 준비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승선 장병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사태와 관련해, “군이 신속하게 군 수송기를 보내 전원 귀국 조치를 하는 등 나름대로 대응했다”면서도 “국민의 눈에는 부족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러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청해부대의 집단감염이 알려진 지난 16일 군 공중급유수송기 투입을 지시한 이후 나흘 만에 내놓은 것이다. 이번 발언은 군 당국을 향한 질책성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야당 등의 요구에는 침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화상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치료 등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다른 해외파병 군부대까지 다시 한번 살펴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병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에 상황을 잘 전달하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차제에 우리 공관 주재원 등 백신 접종의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들의 안전대책도 함께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우리 장병들의 건강을 세심히 챙기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에 청해부대 내 장병의 급작스러운 교대로 인해 임무 공백이 없도록 후속 조치를 철저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보다 세심하게 챙기지 못해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사과를 했다. 서 장관은 “해외파병 부대원을 포함한 모든 장병들의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으나 지난 2월 출항한 청해부대 장병들에 대한 백신접종 노력에는 부족함이 있었다”며 관련 대책을 철저하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정치권 등에서 군 수뇌부 문책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뒤늦게 나온 김 총리와 서 장관의 사과 발언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오후엔 공군 공중급유수송기 KC-330을 타고 전날 아프리카 현지를 출발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이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청해부대 내 군의관을 통해 현지에서 중등도 분류를 했다”며 “중등도 이상인 12명은 국군수도병원 등 2곳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289명은 국방어학원 등 생활치료센터 2곳으로 나뉘어 입소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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