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브레이크 파열 등 원인조사
전주선 25t 트럭이 불법 좌회전
승용차와 부딪혀 대학생 4명 사망

20일 전북 전주와 전남 여수에서 잇따라 불법 좌회전과 차량 고장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10대 청소년 4명과 70∼80대 노인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56분쯤 전남 여수시 광무동 한재사거리에서 승용차를 실은 탁송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들을 덮친 뒤 길 건너편 승용차 10대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과 운전자 등 10여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A(80)씨와 B(72)씨, C(73)씨 3명이 숨졌다. 피해자들은 잡초 제거와 쓰레기 수거 등 공공근로에 나선 노인들로 근무 장소를 옮기기 위해 함께 길을 건너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경상을 입은 9명은 병원 치료 중이다.
사고가 난 횡단보도는 서시장을 이용하는 주민과 상인이 자주 오가는 곳이어서 인명 피해가 컸다. 한 목격자는 “‘꽝’ 하며 마치 폭발하는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며 “사고 현장만 봐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진정이 안 돼 약을 먹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승용차 6대를 실은 탁송차량이 내리막길에서 우회전하다 행인이 건너던 횡단보도를 그대로 지나친 점으로 미뤄볼 때 차량 브레이크 파열 등 고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이날 오전 4시6분 전주시 덕진구 산정동 동부우회도로에서는 안덕원지하차도 인근 100m 지점을 달리던 벨로스터 승용차가 앞선 25t 화물차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D(19)군과 동승한 10대 남녀 3명 등 4명이 숨지고, E(18)군이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경찰 조사 결과 옛 아중역 쪽에서 전주역 방향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좌측 연결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좌회전하던 트럭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박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장소는 왕복 6차선 도로로 트럭이 진입한 쪽에서는 좌회전이 불가능한 곳이다.
경찰은 60대 트럭 운전자를 현장에서 긴급 체포해 중앙선을 불법 침범한 경위 등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화물차 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