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증산 결정에 WTI 7.51%↓
코스피, 외국인 매도에 연일 약세
비트코인 한때 3만달러 아래로
안전자산 달러 강세… 환율 연고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속에 상승곡선을 그리던 주식장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가상자산은 빠르게 가치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34포인트(0.35%) 내린 3232.70에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시장에서 순매도세로 나온 게 이날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76억원, 151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1729억원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19포인트(0.59%) 내린 1043.6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에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98억원, 915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947억원 순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확산세 심화가 그간 막대한 부양책 효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인 미국 경기를 코로나19 사태 당시로 원점 복귀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간밤에 미국 증시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산업지수(-2.04%), S&P500지수(-1.59%), 나스닥지수(-1.06%)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제 유가도 산유국들의 증산 결정과 뉴욕증시 폭락의 여파로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택스사산원유(WTI)는 전날보다 7.51% 급락한 배럴당 66.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6.75% 내린 배럴당 68.82달러를 기록했다.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가상화폐 가격도 뚝 떨어졌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이날 한때 1비트코인은 3만달러(약 3451만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커지고 있다. 이날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7% 오른 6만7190원을 기록했다. 금 가격은 위험자산이 선호되던 지난 3월5일 6만1420원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5월27일에는 6만8270원까지 올랐다.
또 다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10년물 국채에는 투자금이 몰리면서 금리가 장중 최저 1.18%까지 밀렸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최저치다. 국채금리는 향후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반영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박이 있을 경우 상승한다. 최근엔 연일 하락 중이다. 경기 둔화를 예상한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로 계속 들어가기 때문이다.
미 달러 수요도 커지면서 이날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오른 115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최고액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는 환율은 물론 성장률, 인플레이션 등 모든 경제 변수를 코로나19가 결정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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