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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제’ 때리기 나선 野 대선 주자들… 尹 “실패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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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0 18:00:00 수정 : 2021-07-20 15: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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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언론인터뷰서 주 52시간제 “실패한 정책” 규정
홍준표 “서민 일자리 감소, 주 52시간제 등 강제에 기인”
윤희숙 “근로시간 자기결정권·노사 자율적 합의 확대” 공약
與, ‘주 120시간’ 언급 尹에 “퇴행적 인식” 맹공
尹 “반대편서 발언 왜곡…일고의 가치 없어” 반박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회 관계자들과 인사하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등이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주 52시간 근무제’를 비판하고 나섰다. 여권은 주 52시간제를 ‘실패한 정책’이라고 규정한 윤 전 총장을 향해 “퇴행적 인식”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언론인터뷰를 통해 문재인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실패한 정책”이라고 규정하며 제도 시행에 예외조항을 마련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현 정부는 주 52시간제로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했지만 일자리 증가율이 (작년 중소기업 기준) 0.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 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라면서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주 52시간제는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휴식이 있는 삶을 위한 일·생활의 균형 실현’의 주요 내용으로, 2017년부터 관련 법·제도 개선이 진행돼 왔다. 정부는 장시간 근무 관행을 바꾸고자 주 52시간제 적용대상을 단계적으로 넓혀 왔으며, 이달 1일부터 기존 ‘50인 이상 기업’에서 ‘5인 이상 기업’으로 적용대상이 확대됐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서민경제 활성에 역기능” 주장…윤희숙은 “탄력적 적용” 강조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 의원은 ‘서민 일자리 감소’를 언급하며 주 52시간제를 공격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정권 들어와서 서민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없어진 것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강제에 기인한 바가 크다”면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강제가 서민경제 활성에 심각한 역기능을 초래한다는 것이 증명된 이상 이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복지는 현금 복지보다는 일자리복지로 전환해야 하고 성장도 소득주도 성장이 아닌 고용주도 성장이 돼야 한다”고도 적었다.

 

또 다른 야권 대선주자인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주 52시간제의 탄력적 적용을 공약한 상태다. 윤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52시간제 탄력적 적용을 저해하는 각종 세부규제를 걷어내고 법의 개입을 줄여 근로시간의 자기결정권과 노사의 자율적 합의를 확대해나가겠다”고 공약했다. 윤 의원은 “일정 소득 이상의 관리직 행정직 전문직 개발직은 근로시간 규제를 강제로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생산직의 경우에도 획일적 52시간 규제로 인해 소득이 급속히 줄어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을 투잡으로 내몰고 이직을 강요하는 규제는 도그마일 뿐 근로자 보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0일 충북도청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주 52시간제, 장시간 노동으로 경제 지탱하는 방식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다짐”

 

여권에서는 야권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두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장시간 근로로 악명이 높다”며 즉각 반발했다.

 

여권 대선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오래 일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도입한 주 52시간제는 노동자의 희생과 장시간 노동으로 경제를 지탱하는 방식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다짐”이라고 적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언론인터뷰 도중 언급한 ‘주 120시간’과 관련해선 “일주일 내내 잠도 없이 5일을 꼬박 일해야 120시간이 된다”면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윤석열씨는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노동을 바라보는 윤 후보의 퇴행적 인식에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면서 “주 4일제가 정치권 주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워라밸’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다. 윤 후보는 타임머신을 타고 쌍팔년도에서 오셨느냐”고 맹공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과로 사회, 일 중심 사회로 불리며 장시간 근로로 악명이 높다”며 “대통령 후보라면 국민의 저녁 있는 삶과 워라밸을 보장해 반드시 행복국가로 만들겠다고 약속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대구 서문시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여권의 공세와 관련해 “마치 제가 120시간씩 일하라고 했다는 식으로 왜곡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은 “2주 전 청년 스타트업 행사에 가서 제가 애로사항을 물어봤다. 그분들이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을 노사 합의에 의해서 변형할 수 있는 예외를 두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근로자를 압박해 합의 형식을 빌리는 게 아니라, 근로자들이 근로조건 자기결정권을 갖게 하는 게 기업뿐 아니라 근로자들에게도 좋은 건데 예외를 둬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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