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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동거녀에 앙심 품고 아들 계획살인… 신변보호 요청에도 못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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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0 11:27:30 수정 : 2021-07-20 13: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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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가해자·공범 체포… “혐의 인정하냐” 질문에 “네”
지난 19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전 동거녀의 10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백모(48)씨가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제주의 한 가정집에서 벌어진 중학생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전 동거녀에게 앙심을 품고, 대낮에 가정집에 침입해 아들을 살해한 계획 범행으로 보고 있다. 살해된 A군 어머니는 피의자에게 위협받아 이달 초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을 했으며, 이에 따라 경찰이 해당 주택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했으나 결국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20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26분쯤 제주시내 모 숙박업소에서 백모(48)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앞서 공범 김모(46)씨는 19일 0시 40쯤 제주시내 거주지에서 붙잡혔다.

 

피해자인 중학생 A(16)군은 지난 18일 오후 10시51분쯤 제주시 조천읍 소재 한 주택 2층 다락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들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본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했다.

 

A군의 몸에서는 타살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곧 용의자 파악에 나서 같은 날 오후 3시쯤 성인 남성 2명이 해당 주택을 방문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들 가운데 백씨는 숨진 A군의 어머니와 과거 동거남. 주택에 설치된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했다.

 

확인 결과 백씨의 협박과 폭행에 시달리던 A군 가족은 이달 초 경찰에 가정폭력을 신고하고 신변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씨의 잦은 행패에 모자가 괴로워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달 초 A군 어머니의 신고로 집 주변에 CCTV를 설치했지만, 신고자만 확인할 수 있을 뿐 경찰 모니터용은 아니다.

 

경찰은 백씨 등이 범행 당일 주택 담벼락을 통해 2층으로 침입,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직후 집을 나선 이들은 살해에 쓴 장갑 등 도구를 인근 클린하우스에 버리고 도주했다.

 

경찰은 사실혼 관계인 A군 어머니와 개인적인 원한을 가지고 있던 백씨가 후배인 김씨와 집에 침입해 A군을 목 졸라 살해하는 등 계획 범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사실혼 관계였던 피해자 어머니와 갈등이 있었던 터에 앙심을 품어 온 점, 대낮에 성인 2명이 가정집에 침입해 살해하는 등 계획 범행으로 보고 있다”라며 “아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는 지는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검거 직후 동부서로 연행된 백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했으며, 유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입을 닫았다.

 

경찰은 백씨 등을 상대로 범행 동기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애초 살해된 A군만 범행 대상으로 삼았는지, 당시 A군의 어머니가 외출해 모자 살해 계획이 틀어졌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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