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득권 내려놓고 환골탈태를”
與野 모두 손짓에도 거리두기 예고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19일 “미래와 우리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여러 가지 마다하지 않고 헌신하는 것이 제 도리”라며 대선 출마의 뜻을 강하게 밝혔다. 여야 모두 김 전 부총리에게 손짓을 보내는 가운데 대권 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34년간 공직에 몸담아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은 사람이 우리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몸을 던지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출간한 저서 ‘대한민국 금기 깨기’에서 승자독식 구조를 깨고 ‘기회복지 국가’로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전 부총리는 ‘당신이 직접 나서서 그와 같은 점을 실현해 보라고 시대가 요구한다면 자신을 던질 각오가 돼 있는가’라는 사회자의 물음에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김 전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는 행보 탓에 제3지대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이와 관련해 “‘제3지대’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정치 세력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세력과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 아래로부터의 반란에 찬성하는 분들이라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부연했다. 출마 선언을 하더라도 당분간은 여야 거대 정당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전 부총리가 여야 거대 양당 합류에 일정 부분 선을 긋고 있는 데는 물리적 상황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있다. 민주당은 이미 대선후보 경선 컷오프를 끝내고 전국순회경선만이 남은 상태다. 국민의힘의 경우 아직 경선 시작은 하지 않았지만, 당내 기반에 한계가 있다.
일각에선 여야 간 초접전이 예상되는 내년 대선 구도에서 김 전 부총리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강훈식 경선기획단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도 본인이 대통령이 되겠다. 본인 자체가 별이 되겠다는 건지 아니면 별과 함께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건지 어느 쪽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고, 우리는 (본경선 이후에) 후보는 정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은 있다”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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