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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사상 보고서’ 제출 압박에… 中, 대필업 성행

입력 : 2021-07-20 06:00:00 수정 : 2021-07-19 21: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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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들 인터넷 통해 작성 늘어나
대필업체 수백개 온라인 영업 중
中 형식주의·習 권력 한계 보여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중국 공산당이 당원들한테 시진핑 국가주석 사상에 대한 연구 보고서 제출을 요구하자 인터넷에서 대필업자를 통해 작성하는 경우가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형식주의와 시진핑 권력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 주석 사상을 연구해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압력을 받은 간부들을 위한 대필업체 수백개가 중국 온라인에서 영업 중이다.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광고를 올린 한 업체는 28위안(약 5000원)부터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영 매체에서 10년간 일했다고 주장하는 이 대필업자가 작성한 보고서는 공산당 전문용어로 가득 채워져 있고, 시 주석 연설에 대한 분석도 있다. 나아가 의뢰인의 직책과 관련한 특정 분야에 대한 분석, 당에 대한 충성맹세도 담고 있다. 이어 시 주석 연설이 향후 자신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향상시킬지 등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는 최근 펼쳐진 공산당 역사교육을 비롯해 기율검사에 대처하는 법, 자아비판까지 지도부의 핵심 정책을 다룬 견본 보고서가 4만건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898위안(약 15만9000원)부터 시작하는 연회비를 낸 회원의 경우는 모든 자료를 검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산당도 이러한 관행을 문제 삼고 있고, 감찰기관에서도 적발된 이들에게 경고 서한 발송, 인사기록 반영 등 조처를 하며 계속해서 경고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과중한 업무에 치여 시간이 없는 많은 낮은 계급의 간부들은 대필 보고서를 찾는 상황이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 스티브 창 교수는 “일부 간부들이 하급자의 보고서 대필 의뢰 관행을 용인하는 것은 그들 역시 그러한 보고서의 가치를 진심으로 믿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형식주의’는 어느 곳에나 있지만 중국 체제는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시진핑 권력 한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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