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기지 반환 요구 신청사 건립
굵직한 사업 추진… 상전벽해 이뤄
이건희 미술관 유치 등 힘 쏟을 것

“용산의 자산가치를 높이고, 지역 발전을 가장 크게 견인한 구청장으로 기록되고 싶습니다.”
성장현(사진) 서울 용산구청장은 재임기간 용산이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뤘다고 자부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경부선 지하화, 용산공원 조성 등 관내에서 추진 중인 굵직한 국가사업은 용산의 몸값을 올리고, 실질적으로 구민의 생활 터전을 풍요롭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성 구청장은 “이 같은 국가사업에서 해당 지방정부인 용산구의 목소리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며 “구청장 권한의 한계를 느낄 때도 있지만 관할 자치구청장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구에서 최초로 구청장에 4번 당선된 성 구청장을 지난 15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전남 순천에서 산속으로 24㎞ 들어가야 나오는 조그만 마을에서 자란 그는 “토끼와 입맞추고 살았다. 19살 때 전기가 들어왔다”고 회상하며 “그런 촌놈이 1979년 상경해 41년을 용산 보광동에서 살면서 이곳에서 구청장을 네 번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해 온 부동산 투기·채용비리 의혹 등이 정말 사실이고 잘못이었다면, 지금껏 자리를 지키지 못했을 것이란 이야기였다.
성 구청장은 한남뉴타운 4구역 주택 매입과 관련해 “발품을 팔고 팔아 줄곧 살았던 동네에서 당시 자금 사정이 되는 곳을 산 것이고, 국민권익위원회의 윤리강령(2018년 제정) 또한 없을 때”라며 “집 산 이후로 아무것도 변화된 것이 없고 부지 관련 공문 하나 내려보낸 적 없다”고 말했다. 시설관리공단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구청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아예 다른 기관이며, 공단 직원 인사 채용의 결재권은 전적으로 이사장에게 있다”며 “이사장 임명의 경우에도 외부 위원들이 포함된 공단 인사위를 거쳐서 구청장은 결재만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구청장에 따르면 두 가지 의혹 모두 2019년 서부지검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오랜 시간 구정을 이끌어 온 만큼 정치적 견제를 피할 수 없지만, 그만큼 보람된 순간도 많았다고 그는 밝혔다. 중앙정부가 다 챙기지 못하는 지점을 지방정부가 협업·협치를 통해 해내는 롤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이 11년 임기 동안의 뿌듯함이다. 용산구청장으로 첫 재임 시절 미군기지가 임차 용도로 사용하던 부지를 “기지로 쓸 것이 아니면 반환하라”고 당당히 요구해 돌려받은 땅에 지금의 청사를 지은 것이다. 미 대사관 직원숙소를 용산공원 내에 지으려던 한·미 정부 간 합의가 있었지만 “용산공원을 구민의 것으로 보존해야 하니 공원 밖으로 이전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2018년 숙소 이전이 공식화됐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용산역사박물관 건립을 비롯한 ‘역사문화 르네상스 특구 사업’, 최대 공약사업 중 하나인 (가칭)용산구립치매안심마을 기공식, 온전한 국가공원의 의미를 지닌 용산공원 조성 등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건희 미술관 최종 유치에도 공들이고 있다. 현재 최종 건립지 후보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과 용산으로 압축된 상태다. 성 구청장은 “용산은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이점은 물론 국립중앙박물관, 리움미술관 등 20여개 박물관·미술관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며 “용산 역사문화 르네상스 특구사업의 일환으로 ‘이건희 컬렉션 투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이건희 미술관의 가치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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