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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공사 부적절한 막말, 한·일정상회담 하지 말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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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8 23:14:43 수정 : 2021-07-18 23: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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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 뉴시스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놓고 물밑 협의를 벌이는 미묘한 시점에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주한 일본대사관의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가 지난 15일 JTBC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소마 공사는 “일본 정부는 한국이 생각하는 만큼 두 나라 관계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일본에 오시면 정중히 맞이하겠다’고 한 것은 외교적 표현일 뿐”이라고도 했다. 한국을 잘 안다는 대사관 서열 2위 외교관이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는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한국 언론들이 소마 공사의 발언을 문제삼고 나서자 주한 일본대사관은 17일 새벽에 아이보시 고이치 대사 이름으로 “소마 공사의 발언은 지극히 부적절하고 매우 유감”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문 대통령을 지칭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간의 행태로 봐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뜻이 없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우리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주말에 아이보시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한·일 관계는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 12월 ‘위안부 합의 검토 TF’가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정부 때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고, 정부 입장에 치중한 합의”라며 사실상 위안부 합의 파기 선언을 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일제 강제동원 피해보상 판결, 일본의 반도체 부품소재 수출규제 조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의 문제로 역대 최악의 상태로 치달았다.

 

꼬일 대로 꼬인 지금의 한·일관계는 북핵 등 안보 문제를 다루기 위한 한·미·일 공조 복원을 위해서라도 풀어나가야 한다. 문 대통령의 방일 및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이르면 오늘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과거사는 과거사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은 그것대로 해야 한다”며 일본에 공을 넘겼다. 그런 만큼 진정으로 한국을 이웃나라라고 생각한다면 이제는 일본이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차례다. 소마 공사에 대한 ‘가시적이고 응당한 조치’부터 취하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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