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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값 시비에 업주 폭행… 대법 “강도상해 아냐”

입력 : 2021-07-18 20:03:24 수정 : 2021-07-18 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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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낼 의사 있다면 ‘강도’ 성립 안돼”
징역형 원심 깨고 고법 돌려보내

주점에서 술값 시비로 술집 주인과 종업원을 폭행했더라도 돈을 내려 한 의사가 있었다면 강도상해죄로는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강도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2019년 5월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주점에서 15만9000원어치 음식을 먹고는 현금으로 2만2000원만 냈다가 술집 주인·종업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술집 주인과 종업원이 나가려는 김씨를 잡자 김씨는 피해자들을 폭행했다.

검찰은 김씨가 피해자들을 폭행해 술값 요구를 단념하게 만들어 13만70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며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징역 5년을 선고했고, 2심도 강도상해죄를 인정해 징역 3년6개월은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얻은 재산상 이익이 크지 않고 피해자들과 합의했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은 “강도상해죄가 성립하려면 강도죄가 성립돼야 하고, 강도죄가 성립하려면 불법 영득 또는 불법 이득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며 김씨에게 강도상해 혐의를 적용한 원심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피해자들을 폭행한 뒤 도망가지 않고 주점 바닥에 누워 있었던 점, 당일 다른 주점 등에서는 문제없이 술값을 결제한 점 등을 볼 때 김씨가 폭행으로 술값을 내지 않으려는 ‘불법 이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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