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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 네덜란드에 “반도체 핵심 장비 中에 팔지마”

입력 : 2021-07-18 21:00:00 수정 : 2021-07-18 22: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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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 침해’ 이유 판매 못하게 압박
홍콩 진출 자국기업엔 中 위험성 경고
‘반도체 굴기 ’ 내세운 中 강력한 보복 예고
일각선 “美 제재조치 효과 크지 않을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가 네덜란드에 “반도체 핵심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지 말라”고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중국 신장 지역에 이어 홍콩에서 활동하는 자국 기업들을 향해서도 ‘중국 내 사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경제적 압박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는 현실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압력으로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 기업 ASML이 만든 첨단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보류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장비는 5나노미터(㎚) 이하의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반도체 생산장비로, 삼성전자·인텔·애플·TSMC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모두 사용한다.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은 한 대에 무려 1억5000만달러(약 1712억원)나 하는 이 장비 수입을 추진했으나 네덜란드 정부 승인을 받지 못했다. 미국은 ‘국가안보 침해’를 들어 네덜란드 정부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경제 숨통을 조이려는 미국의 압박은 전방위로 진행 중이다. 1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는 최근 홍콩의 자국 기업들을 향해 중국에서 하는 영업행위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했다. 또 홍콩에 주재하는 중국 연락판공실 소속 부국장급 등 7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들은 미국 내 자산동결 등 불이익을 받는다.

 

다만 제재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회의론이 만만찮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중국 인권탄압에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과 중국 시장 진출을 추구하는 자국 기업들 사이에 끼어 제한적 영향력만 행사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꼬집었다. 미국이 더 강력한 제재수단을 동원하면 되레 자국 기업 손실만 커지는 구조라는 얘기다.

 

중국 외교부도 “미국의 제재는 기껏해야 휴짓조각”이라며 “왕개미가 큰 나무를 흔들어 움직이려 하는 것으로, 주제 파악을 못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중국 외교부 주홍콩공서 대변인은 낭떠러지에서 말고삐를 잡아채 멈춰 선다는 뜻의 ‘현애늑마’라는 표현으로 미국을 비꼬았다. 이는 ‘위험에 빠지고서야 정신을 차린다’는 의미로 중국이 다른 나라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할 때 쓰는 용어다.


베이징·워싱턴=이귀전, 국기연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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