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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면전서 “美 백신은 안전” 자랑한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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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8 14:00:00 수정 : 2021-07-18 15: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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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백신 불신 큰 점 감안한 듯
“미국 기증 백신은 예방효과 높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주말을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보내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며 취재진한테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은 안전하고 예방효과가 높은 백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화상 정상회의에서 한 발언의 일부다. 바이든 대통령이 굳이 특정 국가명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세계 각국에서 이른바 ‘물백신’ 논란을 빚으며 기피 대상이 돼 가고 있는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화상으로 참여했는데 면전에서 바이든 대통령한테 한 방 먹은 셈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대만에 코로나19 백신을 무상으로 대량 제공한 사실도 언급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APEC 화상 정상회의 발언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을 강조하는 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 100여 개국에 5억회분 이상의 안전하고 예방효과가 높은 백신을 기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백신을 팔지 않고 기증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백신 제공에 어떠한 정치적·경제적 조건도 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비록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이란 나라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따끔한 일침을 가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국이 제공하는 백신을 ‘안전하고 예방효과가 높다(safe and effective)’고 묘사한 점이 대표적이다. 미국 기업들이 개발한 화이자와 모더나, 그리고 얀센 백신을 지칭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주최로 열린 APEC 화상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 기업에서 만든 시노팜, 시노백 등 백신은 비록 국제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긴 했으나 최근 인도네시아 등 자국민에게 중국산 백신을 주로 접종한 나라에서 ‘돌파감염’(백신 접종 후 확진) 사례가 잇따르고 심지어 백신 접종자가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기까지 하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중이다. 예방효과가 거의 없다는 뜻에서 ‘물백신’으로 불리며 기피 대상이 돼 가는 현실이다. 일부 동남아 국가는 시노백 대신 화이자 백신 확보에 나섰으며, 중국산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국민에게 다른 백신의 3차 추가 접종, 이른바 ‘부스터샷’ 시행을 검토 중인 나라도 있다.

 

‘백신 제공에 정치적·경제적 조건을 달지 않는다’는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그간 중국은 몇몇 외교관계 미수립 국가에 백신 제공을 제안하면서 “우리와 국교를 맺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과 관계를 끊고 중국와 수교함으로써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면 그 대가로 백신을 주겠다는 일종의 ‘조건부 제공’ 의사 타진인 셈이다. 미국 등 서방은 이를 오만한 ‘백신 외교’로 규정하며 중국 정부를 비판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백신을 제공한 나라 중에 APEC 회원도 있음을 강조했다. 이 역시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미국이 대만에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250만회분을 기부한 일을 지칭한 것이다. 대만은 비록 국제사회에서 독립국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으나 APEC에는 중국, 홍콩과 더불어 나란히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 중이다. 중국의 자국산 백신 제공 제안을 거부한 대만에 미국이 백신을 대규모로 기증하고 나서자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침해라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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