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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 벗지 못한 코로나 영웅들… 위기에도 폭염에도 포기는 없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7-16 18:17:33 수정 : 2021-07-16 22: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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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의료진·공무원·봉사자…
1년6개월 코로나 최전선서 사투
4차 유행 본격화로 휴일도 반납
30도 웃도는 날씨… 온몸 땀범벅
시민들의 격려·응원에 다시 힘내
지난 12일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는 한 의료진이 머리에 얼음주머니를 올려놓았다. 뉴스1

“요즘 같은 폭염에 방호복을 입으면 사우나를 하는 것처럼 온 몸에 땀이 흐릅니다. 그래도 ‘고생한다’는 시민들 위로에 다시 힘을 얻습니다.”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한 16일 인천 남동구 구월119안전센터. 보호안경을 쓰고 있는 이민규 소방교의 얼굴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이날 체감온도는 38도였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 및 구급 업무를 맡고 있다.

 

이송해야 할 확진자는 날마다 늘고 구급출동까지 하다 보니 몸은 금세 지친다. 이 소방교는 “방호복을 입고 출동을 나가는 게 무척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방역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백신 접종도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조만간 방호복을 벗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웃었다.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은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쏟아내는 분투의 현장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업무는 늘어났고, 불볕더위까지 겹친 요즘이다. 경기 구리시 정영인 역학조사관은 최근 야근, 휴일 근무로 몸과 마음이 지치지만 시민들의 격려와 응원 덕분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 조사관은 “얼마 전 고3 학생이 ‘힘들 땐 웃어야 일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며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가 이렇게 큰 피로회복제가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몸을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외국인노동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충북 음성군의 코로나19예방접종 TF팀은 땀을 추스를 새도 없다.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한 이동 선별검사 담당요원의 검사요원 방호복은 오전임에도 습기와 땀으로 흠뻑 젖어있기 일쑤다. 박은숙 TF팀장은 “지난 1년6개월간 쉼 없이 달려왔고, 여전히 하루 12시간씩 근무하고 있다”며 “여름 휴가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지만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가격리자 관리부터 선별검사소와 백신예방접종센터 업무까지 맡고 있는 경기도 한 지자체 공무원 박모(27)씨는 평일 저녁은 물론 주말까지 반납했다. 박씨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선택한 직업”이라며 “일이 힘들지만 국가 위기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방역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몸을 식히고 있다. 뉴스1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다. 야간에 갑작스럽게 증상이 악화하는 입소자들이 있는데, 이들 지원과긴급 상황 발생 시 후송을 위한 행정 절차 등으로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

 

지난 3월 이후 한 달 간격으로 광주소방학교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로 출근한다는 김세훈 광주시청 통합관제담당은 “자칫 내가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원래 업무에 복귀했을 때에도 집에서만 지낸다”며 “생활치료센터 안팎에서 ‘울타리 없는 감옥’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농을 건넸다.

 

전날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체육센처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이 탈진해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임시선별검사소에서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장병이 흐르는 땀방울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감염 위험과 숨이 턱 막히는 폭염 속에서도 한달음에 방역현장을 찾아온 자원봉사자들도 숨은 영웅들이다. 일주일에 2∼3일씩 울산 중구지역 급식소와 경로식당, 저소득층 가구 등을 돌며 방역소독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세민S요양병원의 이호진(59) 의료봉사단장은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방호복을 착용하고 3㎏이 넘는 소독물품 등을 들고 소독하는 일이 고역이라고 토로했다. 이 단장은 “그야말로 땀이 비 오듯 흐른다”며 “그래도 해야지 어떻게 하겠느냐”고 환한 미소를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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