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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이동재 “‘검언유착’, 실체 없어… 정치적 외압 수사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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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6 17:00:00 수정 : 2021-07-16 16: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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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검언유착’ 의혹 당사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기자 측은 무죄 판결에 “사건을 누가 기획하고 만들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판사는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후배 백모 기자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8월 기소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털어놓으라고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감옥에 있는 이 전 대표에게 5번의 편지를 보내 “(비리를) 털어놓지 않으면 검찰이 본인과 가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 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결심 공판에서 이 전 기자에게 징역 1년6개월, 백 기자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 전 기자의 행위가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강요죄는 피해자에게 구체적인 해악을 끼치겠다고 알린 점이 인정돼야 하는데, 재판부는 “편지에서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를 했다는 게 입증되지 않았다”며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편지에서 언급한 수사 관련 소식은 대부분 언론에서 보도됐거나 취재를 통해 알 수 있는 내용들”이라며 “강제 수사 가능성도 검찰과 연결돼 있는 구체적인 정보라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이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할 지위에 있다는 언동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의 대리인인 지모씨와 만나 전달한 메시지도 강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씨를 통해 전달된 메시지로 피해자가 중한 처벌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하더라도 중간전달자를 통해 왜곡돼 피해자에게 전달된 결과이므로 피고인들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기 전 “피고인들의 행위는 명백한 취재윤리 위반으로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무죄 판결이) 결코 피고인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진실과 정의만을 쫓는 참된 언론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또 “언론의 자유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에 이를 형벌로 단죄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 연합뉴스

이 전 기자는 판결 직후 취재진과 만나 “법리대로 판단해주신 재판부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입장문을 내고 “‘검언유착’ 의혹은 실체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더 이상 검언유착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인 주진우 변호사는 선고 공판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지휘 아래 무리한 수사가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젊은 기자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억울함이 밝혀진 만큼 어떠한 정치적 배경으로 사건이 만들어졌는지, 진행 과정에서 정치적 외압이 없었는지, 제보자·MBC·정치인 사이 ‘정언유착’이 없었는지 동일한 강도로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언유착 사건’으로 불렸지만, 검찰은 이 전 기자를 기소하면서 한 부원장과의 공모 혐의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이날 한 부원장도 판결과 관련해 “(검언유착 의혹은) 조국 수사 등 권력 비리 수사에 대한 보복이었다”며 “지난 1년 반 동안 집권세력과 일부 검찰, 어용언론, 어용단체, 어용지식인이 총동원된 ‘검언유착’이라는 유령 같은 거짓선동·공작·불법적 공권력 남용이 철저히 실패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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