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가족부(장관 정영애)가 '부모의 묵살로 자신을 수년간 성폭행한 친오빠와 여전히 한 집에 살고 있다'고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피해 청소년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여가부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피해 청소년의 의사를 신속히 확인해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입소, 심리상담, 의료 및 법률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피해 청소년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폭행 피해자인 제가 가해자와 동거 중이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19살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 저희 집이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부터 친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성추행은 점점 대담해져 성폭행이 됐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르면 맞벌이 부모 사이에서 자란 글쓴이는 한살 터울인 오빠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했고 스킨십이 잦았으나, 스킨십은 어느 순간부터 성추행, 성폭행으로 바뀌었다.
오빠에게 수십차례 강제로 성추행을 당한 글쓴이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여름 오빠를 신고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수사가 검찰로 넘어간 상황에서도 오빠는 전혀 반성하지 않고 올 2월에도 추행했다"며 "부모님은 오히려 저를 꾸짖고, 제가 손목을 긋자 아빠가 제 뺨을 두 차례 내리쳤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과 진료를 위해 입원하기도 했으나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퇴원하려면 부모님 동의가 필요했다"면서 "아빠는 제게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퇴원 조건으로 내세워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했다.
이어 "부모님은 현재 가해자인 오빠 편에 서서 사설 변호사를 여럿 선임해 재판을 준비 중이고 저는 국선 변호사 한 분과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며 "더 이상 남매가 아닌 '피해자'와 '가해자'가 됐음에도 살가움을 요구하는 부모님 밑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3일 게시된 해당 청원글은 이날 오후 현재 22만4864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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