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강종합개발 추진, 지하철 2·3·4호선 완공,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개장, 예술의전당 착공, 목동신시가지 건설, 경희궁 복원, 보라매공원·종묘공원·석촌호수 공원계획 등 각종 도시정비 사업을 추진한 염보현(廉普鉉) 전 서울특별시장이 16일 오전 4시쯤 경기도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9세.
북측 지역인 강원도 김화군(현재의 철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1960년 제12회 고등고시 행정과(현재의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찰에 투신했다.
양주경찰서장과 마포경찰서장, 강원지방경찰청·충남지방경찰청·경기지방경찰청 국장, 경찰대학장, 1976∼1979년 제10대 해양경찰대장, 1980년 서울시경 국장(현 서울경찰청장)을 거쳐 1980년 제5대 치안본부장(현재의 경찰청장)에 올랐다.
1980∼1983년 제18대 경기도지사, 1983년 10월15일∼1987년12월29일 제20대 서울특별시장 겸 서울올림픽조직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은 주로 강북(을지로입구∼교대)으로 다니던 것을 염 시장 때인 1983년 12월17일 교대∼서울대입구 구간을 개통한 뒤 다시 1984년 5월22일에 서울대입구∼을지로입구 구간을 개통하면서 순환선을 완성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 인구의 강남 이전이 본격화했다. 서울지하철 3호선은 1985년 10월18일 구파발∼양재 구간이 개통됐고, 4호선은 1985년 10월18일 상계∼사당 구간이 완공됐다. 1985년 올림픽대교 공사를 시작했고, 1986년 5월 올림픽대로를 개통했다.
시장 재직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반면 노태우 당시 민정당 최고위원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고, 노 대통령 당선 후인 1988년 4월에 시장 재직 시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1993년 노탈암장애자교육원 후원회장, 1995년 뇌성마비장애인복지협의회장, 1995년강원도민회 고문, 서울특별시 시우회장 등을 지냈다. 녹조근정훈장과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유계화씨와 사이에 아들 염영남(뉴시스 편집국장), 염영범(개인사업)씨와 딸 염창미(미국 거주)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18일 오전 7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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