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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핸드볼, 또 한번의 ‘우생순’ 신화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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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5 20:00:58 수정 : 2021-07-15 20: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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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좌절 딛고 부활 도전장

서울·바르셀로나 대회 2연패 등
2012년 대회까지 4강 이상 성적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탈락 10위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
女 핸드볼 강국 자존심 회복 나서
베이징 이후 13년 만의 메달 목표
여자핸드볼이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서 부활을 노린다. 사진은 2019년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류은희(가운데)가 슈팅하는 모습. 뉴스1

여자 핸드볼은 한국 구기의 자존심을 지켜왔던 종목이다. 언제나 서구에 도전하는 입장인 여타 종목과 달리 당당한 강호로 세계무대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둬온 덕분이다.

특히 올림픽에서의 성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1988년 서울과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는 대회 2연패를 해냈고, 이후 2012년 런던 대회까지 매번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다만, 세계 정상권을 지키는 과정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졌다. 20세기까지만 해도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체력, 조직력 등으로 서구의 장신 선수들에 대항했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어서는 이런 한국의 스타일이 쉽게 먹혀들지 않았다. 여기에 열악한 국내 핸드볼 환경도 나아질 줄 몰랐다. 그래도 놀라운 투혼 속에 한국은 올림픽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으로 내왔고, 이 중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획득의 이야기는 2007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이라는 영화로까지 제작돼 많은 국민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 한국 여자 핸드볼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끝내 무너졌다. 부진을 거듭한 끝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10위에 머물고 만 것. 이후 절치부심하며 2019년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통해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낸 뒤 올림픽 본선이 개막하기만을 기다렸다. 5년 전 무너졌던 강호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세계 정상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대표팀은 2012년 런던올림픽 4강을 이끌었던 강재원 감독을 2017년 사령탑으로 선임해 4년여 동안 조직력을 맞춰왔다.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 득점 2위에 올랐던 에이스 류은희(31·교리 아우디에토)와 심해인(34·부산시설공단), 정유라(29·대구시청) 등 핵심 선수들도 이날만을 벼르며 자신을 갈고닦았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월 2020~2021 핸드볼리그가 종료된 뒤 곧바로 소집돼 조직력을 맞춰왔다.

목표는 물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3년 만의 메달 획득이다. 박새영(경남개발공사), 이효진(삼척시청), 김수연, 김선화(이상 SK)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하는 등 악재도 있었지만 남은 선수들의 의지는 여전히 강렬하다.

이번 조별예선에서 한국은 개최국 일본을 비롯해 몬테네그로, 네덜란드, 노르웨이, 앙골라와 A조에서 경쟁한다. 6개국 중 4위 안에 들어야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이 중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하는 경기가 노르웨이, 네덜란드와의 1, 2차전이다. 8강 진출의 직접적 경쟁자인 이들을 잡을 경우 조별리그 순위싸움에서 유리해져 더 좋은 토너먼트 대진을 받을 수 있다. 메달 획득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일본과는 자존심을 건 싸움을 벌여야 한다. 핸드볼은 개최국에 조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데 일본은 한국이 있는 A조를 택했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있는 일본을 상대로 누가 아시아의 맹주인지 확실히 보여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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