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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 초등 취학 대상 10%가 입학 안 했다

입력 : 2021-07-11 17:33:54 수정 : 2021-07-12 01: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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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학 면제·유예 늘어 공교육 위기

당국선 홈스쿨링 등 사교육 선택 추측
12세 이하 검정고시 합격자도 급증세
사진=연합뉴스

학생들이 공교육의 테두리를 벗어나고 있다. 의무교육 대신 사교육을 선택하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는 아이들이 10명 중 1명에 달할 정도로 늘었다. 공교육의 위상이 흔들린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학교 밖 아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도 없는 상태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 가운데 9.3%가 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다. 올해 초등학생이 됐어야 할 서울의 어린이 7만1138명 중 6600여명이 입학을 포기하거나 유예한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는 질병이나 유학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취학을 미룰 수 있다. 이민 등으로 입학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입학이 면제된다. 취학면제·유예 비율은 2018년 7.1%에서 2019년 7.2%로 소폭 늘었으나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어진 지난해에는 10.9%로 껑충 뛰어올랐다.

학교 밖 어린이가 늘면서 초졸검정고시 합격자 중 12세 이하의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상반기 초졸검정고시 합격자 1967명 중 983명이 12세 미만 어린이로 전체의 50%에 달했다. 12세 이하의 초등학교검정고시 합격자 비율은 2018년 41.2%에서 해마다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홈스쿨링 등의 이유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부모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당국 관계자는 “개개인이 어떤 이유로 학교를 선택하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며 “미취학 아이들의 학대 여부를 파악하고, 학교 입학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식교육인 만큼 사회에서 우려하는 학대 등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학대·방임 같은 극단적 사례가 아니더라도, 공교육을 이탈한 아이들이 사교육에 몰리고 학교에서보다 더 치열하게 사교육을 받는 점이 문제다. 이는 공평하게 교육받을 권리와 거리가 있는 것은 물론 사회적 박탈감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홈스쿨링이나 비인가 학교는 학교안전공제회 등에 가입돼 있지 않아 혹시 모를 사고가 발생해도 아이들을 보호하기 어렵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교육의 의무는 헌법에 규정돼 있지만 유명인들이 공공연하게 홈스쿨링이나 비인가 학교를 홍보하고 있다”며 “교육당국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내리지 못한 채 바라보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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