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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UFO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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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1 22:48:15 수정 : 2021-07-11 22: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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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헌 홍대용. 그가 청 연경에 간 것은 1765년(영조 41)이다. 연암 박지원이 간 것보다 15년 앞선다. 박지원이 남긴 불후의 명작 ‘열하일기’. 그에 못지않은 사행록은 홍대용의 ‘을병연행록’이다. 청은 그의 눈에 어찌 비쳤을까.

“강희 연간으로부터 동방을 접대함이 다른 외국과 다르다… 대명 때에는 해마다 1만석의 쌀을 조공했는데, 강희 연간에 9000석을 감하고 지금은 겨우 수십석을 조공할 뿐이다.”

강희는 청의 전성기를 이룬 강희제다. 동방은 조선, 대명은 명나라다. 명을 향한 사대(事大)에 젖은 조선 사대부들, 그때까지도 청을 “오랑캐”로 여겼다. 오랑캐란 여진 부족의 이름으로, 고구려·발해의 일원이기도 했다.

홍대용이 연경에서 꼭 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관상대였다. 그곳에는 당시 과학기술의 총아인 천문관측장비가 모두 있을 테니. 하지만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었다. 결국 흠천감 아문 문지기에게 청심환 두엇 알을 주고 간신히 들어갔다. 그곳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런 말을 한다. “대국의 기이한 기계를 보니 마음의 눈이 크게 열리고….” 과학에 대한 그의 갈망은 더 깊어졌다.

세상은 달라졌다. 우주선을 하늘로 쏘아 올리고, 정체 모를 UFO(미확인 비행체)가 출몰한다. 광속으로 발전하는 과학기술. 하지만 풀 수 없는 의문은 아직도 많다.

UFO만 해도 그렇다.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은 지난달 “UFO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이며,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과거처럼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풀 수 없는 의문이 너무 많기 때문일까. DNI가 첨단과학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첩보 활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를 과학자 도움을 받아 풀기 위해서다. 의문에 싸이기는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2016년 미 정부기관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앓은 이명(耳鳴)과 두통의 원인도 미궁에 빠져 있다.

21세기 과학의 시대다. 250여년 전 홍대용이 풀지 못한 수많은 의문에 이젠 답할 수 있다. 풀 수 없는 문제는 없다. UFO의 실체, 코로나19의 기원…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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