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은 8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의혹 수사 과정에서 관련 자료가 담긴 PC를 숨긴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자산관리인의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후, “하실 말씀이 있을 것”이라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겨냥했다.
한 부원장은 이날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가 증거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자, 취재진에 보낸 입장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2019년 8월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 교수의 자택 PC 하드디스크 3개와 교수실 PC 1대를 숨겨 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으며, 여기에는 정 교수 자녀의 입시·학사 관련 비위 혐의, 사모펀드 투자 관련 자료들이 담겼다.
이에 한 부원장은 “유시민씨를 비롯해 지난 2년간 ‘증거인멸이 아니라 증거보전’이라고 황당한 선동을 해온 분들이 하실 말씀이 있을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이들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그는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지휘했었다.
한 부원장이 ‘선동’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유 이사장 등을 겨냥한 건, 과거 유 이사장의 발언 때문이다.
앞서 유 이사장은 2019년 9월, 노무현재단 유튜브방송 ‘알릴레오 시즌2’ 에서 정 교수의 하드디스크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해서 장난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동양대 컴퓨터와 집 컴퓨터를 복제하려고 반출한 것”이라면서, 증거인멸이 아닌 ‘증거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논란을 일으켰다.
검찰은 유 이사장의 발언 다음날 “조작할 수 없다는 게 명백하다”며 단호하게 반박했고, 현직 부장판사도 “피의자의 증거반출을 두고 증거인멸용이 아니라 증거보존용이었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는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은 바 있다.
한 시민단체가 유 이사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그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고발한 일도 있었지만, 검찰은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못했다며 해당 사건을 지난해 2월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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