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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다시 인류 위협… 해양쓰레기와의 전쟁 [심층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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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1 07:00:00 수정 : 2021-07-11 10: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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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해양오염 주범' 플라스틱

年 8만4000t 발생… 화학적 분해 안돼
스티로폼 부표·발포형 파편·페트병 등
이동하며 부식…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생물·공기 오염… 사람 몸속까지 침투

2050년 해양플라스틱 ‘제로화’ 선언
정부, 부표·어구 친환경 제품 사용 유도
2022년부터 보증금제… 실명제 등 도입 검토
10년이내 해양플라스틱 60% 감축 목표

(하) 선박사고 10건 중 1건 유발

인력·중장비·드론 총동원… 육·해·공서 전방위 수거작전
부유물 감김사고, 기관손상 다음으로 많아
유실 그물 인한 어업 피해 연 3800억 추정
전체 40% 차지 육상 기인 쓰레기도 골치
넘치는 포장재로 해양쓰레기 증가 우려
정부, 수거·해양 유입 방지·발생 예방 병행

전국 해안에 ‘바다환경지킴이’ 상시 배치
2020년 1000여명이 3만여t 수거… 전체 29%
부유 쓰레기 수거에는 해양청소선 투입
하늘선 드론이 해안·연안쓰레기 모니터링
침적쓰레기, 전용수거선·잠수사 동원 수거

(상) ‘해양오염 주범' 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은 밥상 위에 오르는 해산물, 고기, 채소는 물론 마시는 물, 숨 쉬는 공기에까지 포함돼 사람의 몸속으로 침투한다. 대부분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확실한 점은 미세플라스틱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플라스틱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양의 미세플라스틱은 치약이나 화장품 스크럽 등에 함유된 것처럼 처음부터 작게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대부분 플라스틱 쓰레기가 이동하면서 잘게 부서져 생겨난 것이다. 또 육상에서보다는 해상에서 기인한 경우가 더 많다. 이에 정부도 해상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양쓰레기의 86% 차지하는 플라스틱

 

제3차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2019~2023년)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8만4106t으로 추정된다. 이 중 해상에서 유입되는 쓰레기가 5만444t으로 60%를 차지한다.

 

해양환경공단은 2008년부터 국가 해안쓰레기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3년간 조사 결과 해양쓰레기 중 플라스틱류가 차지하는 비율이 86.1%로 나타났다. 두 번째인 유리(4.6%)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해양 플라스틱은 37개 유형으로 나뉘었다. 그중 스티로폼 부표가 31.7%로 가장 많았다. 14%는 발포형 파편이었고 경질형 파편이 9.2%, 밧줄이 9%, 음료수병·병뚜껑이 7.8%를 차지했다. 그물, 미끼, 통발, 플라스틱 부표 등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 해상에서 발생한 폐기물이다.

 

플라스틱은 서로 부딪치거나 작은 파편이 떨어져 나와 5㎜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화학적으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해수 속을 떠다니다 해양생물에 침투하고 결국 우리 밥상까지 위협한다.

 

큰 플라스틱 쓰레기는 눈에 잘 띄어 수거하기 쉽지만 미세플라스틱은 수거가 거의 불가능하다.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이 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줄여야 하는 까닭이다.

 

지난해 9월 태풍 마이삭에 떠내려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강원도 삼척 항구를 뒤덮고 있다. 전체 해양쓰레기의 약 86%가 플라스틱이며 그중 32%가량을 스티로폼 부표가 차지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050년 해양 플라스틱 발생 ‘제로’ 이룬다”

 

정부는 올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을 6만7000t으로 예상했다. 이를 2030년까지 60% 감축한 2만7000t으로 줄이고 2050년엔 ‘제로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가장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 친환경 부표와 어구 보급이다. 애초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부표는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돕도록 항로를 표시하거나 암초 등 위험물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설치하는 부체다. 양식장에서도 구역 표시를 위해 사용한다. 어구는 그물, 밧줄 등 어업활동에 사용하는 각종 도구를 말한다.

 

작은 스티로폼 알갱이를 압축해 만든 스티로폼 부표는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되기 쉽다. 해변을 찾으면 바다에서 밀려온 스티로폼 부표가 부서져 뒹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합성섬유로 만들어지는 그물, 밧줄 등도 마찬가지다. 어업활동 중 끊어지거나 유실된 그물은 보통 회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바닷속에 가라앉는다.

 

조업활동 중 조금씩 떨어져 나간 어구 파편들도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해양을 오염시킨다. ‘우리나라 해양쓰레기 연간 유입량 추정’에 따르면 2019년 발생한 해양쓰레기의 48.3%가 폐·어망 어구에서 기인했다.

 

이 때문에 부표와 어구를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은, 다양한 해양쓰레기 저감 대책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친환경 수산기자재는 미세플라스틱이 되지 않도록 강도를 높이면서 유실되거나 부서져도 자연에서 분해되도록 만들어진다.

 

2015년부터 용도에 따른 친환경 부표가 개발돼 보급되고 있지만 부력이 약하거나 완전히 분해되지 않는 등 완전한 단계가 아니어서 어민들은 여전히 기존 스티로폼 부표 사용을 선호한다.

 

해수부는 친환경 제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내년부터 어구·부표 보증금 제도를 실시한다. 친환경 어구와 부표를 사용한 뒤 가져오면 보증금을 되돌려주는 제도다. 기존 스티로폼 어구는 64L 기준 한 개에 5000원꼴이지만 친환경 어구는 종류별로 2만원에서 최대 6만3000원까지 다양하다. 친환경 제품 가격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보증금을 높게 책정하면 회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목적으로 일제 회수, 실명제, 전자어구관리시스템 등 도입도 검토 중이다. 유실 시 찾아주고 어민들의 어구 관리 책임을 높이기 위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전체 해양쓰레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이 해양 오염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며 “어구·부표 보증금제와 친환경 제품 보급 등을 통해 10년 내 해양 플라스틱 60% 저감 목표를 달성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2066년 연안 10% 미세플라스틱 기준 넘겨”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전 지구적 환경문제로 부상한 것은 2014년쯤이다. 생선살과 어패류 등에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들이 박혀 있고 인간이 그를 섭취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에, 또 그것을 섭취하는 인간에 얼마나 해로운지는 제대로 몰랐다. 막연히 ‘좋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공포만 커졌다.

 

이에 2014년 유엔 환경총회는 각국에 미세플라스틱 오염과 위해성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국내 연안과 외해(外海)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수준을 연구하고 환경 위해성을 평가했다. 지난달 24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내용이 그 결과다.

 

이 연구의 결론은 ‘현재 한국 바닷속 미세플라스틱 오염 농도는 안전한 수준이다. 다만,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현재 속도대로 높아진다면 2066년엔 국내 연안의 10%가 해양생물에 유해한 수준으로 오염될 전망’이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제 바닷물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 크기(20∼300㎛)와 형태를 고려하고 국내외 문헌에 기록된 미세플라스틱 독성자료를 기반으로 무영향예측농도(전체 생물종의 95%를 보호할 수 있는 값)를 12n/L로 도출했다. 1L의 해수에 미세플라스틱이 12개 이하이면 안전하다는 말이다. 한국 연안 96곳과 외해역 22곳의 바닷물을 채취해 측정한 결과 기준 농도를 넘는 곳은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연구진이 제시한 오염도 측정기준은 과연 정확한가? 이에 대해서는 연구진도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다.

 

선행된 외국 연구도 실제 환경에서 거의 검출되지 않는 크기와 형태의 미세플라스틱 독성자료를 활용해 무영향예측농도를 도출하고 이를 현장 실측 자료와 비교해 정확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해양과학기술원은 이런 결점을 보완하고 기존 해외 연구사례에서 고려되지 않은 독성자료의 질적 수준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가장 유사한 방식을 채택한 벨기에 연구팀은 지난해 무영향예측농도 값을 평균 121n/L로 도출했다. 현재까지는 한국 연구팀이 가장 보수적인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에 대한 불안감에서 시작된 연구인 만큼 해수부는 “현재 우리 바다는 안전하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대로 둘 경우 45년 내 유해성 농도를 넘는 바다가 1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현세대를 향한 마지막 경고로 볼 수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연구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해양 플라스틱 저감을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면서 “향후 국내 서식 해양생물을 대상으로 한 독성자료 등을 지속해서 보완해 연구 정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 선박사고 10건 중 1건 유발

 

지난 4월 인천과 백령도를 운항하는 2000t급 여객선이 승객 172명을 태우고 운항하던 중 1시간 13분가량 멈춰 섰다. 같은 달 울산에서는 39t급 어선이 조정불능상태가 되어 해양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두 사건 모두 추진기에 어망이 감겨 발생한 사고였다. 2019년에는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어선이 로프 감김으로 전복되면서 3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해양쓰레기 관련 사고가 늘고 있다. 해양쓰레기 발생량이 증가하는 데 따른 것으로 해양쓰레기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7일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발생한 선박사고는 1만3687건으로 이 중 11.5%인 1572건이 부유물 감김에 의해 발생했다.

 

부유물 감김에 의한 사고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관련 사고는 2016년 279건에서 지난해에는 358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발생한 해양사고 3156건 중 기관손상(878건)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해양쓰레기만 잘 관리해도 선박사고 10건 중 1건 이상은 막을 수 있는 셈이다.

 

해양쓰레기는 어업활동은 물론, 해양생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유실돼 가라앉은 그물 및 어구에 물고기들이 걸려 죽임을 당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를 ‘유령어업’이라고 칭하는데 해양수산부는 이로 인한 피해액이 매년 3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상에서 발생하는 해양쓰레기 관리가 시급한 이유다.

 

해양쓰레기의 60%는 바다에서 발생하지만, 나머지 40%가량을 차지하는 육상 발생 쓰레기도 무시할 수 없는 골칫거리다. 특히 최근 비대면 쇼핑, 외식 문화 확산으로 포장재 쓰레기가 넘쳐나게 되면서 해수부는 해양쓰레기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어업활동과 해양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해양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수거 활동과 해양 유입 방지, 쓰레기 발생 예방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드론·중장비·인력 동원한 수거작전

 

해양쓰레기는 해변에 밀려와 쌓인 해안쓰레기, 바다에 떠다니는 부유쓰레기, 바닷속에 가라앉은 침적쓰레기로 나뉜다. 바다 곳곳에 쓰레기가 퍼져 있는 만큼 이를 제거하기 위한 ‘작전’도 육해공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진다.

 

해안가에선 바다환경지킴이(해양환경미화원)가 활약한다. 2019년에 처음 도입된 바다환경지킴이는 전국 바닷가에 상시 배치돼 해안쓰레기를 직접 수거한다. 주로 동네 주민들이 활동하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며 환경은 물론 지역 경제에도 보탬에 돼 지자체의 만족도가 높다.

 

도입 첫해 전국 200명이 총 2700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으며, 지난해엔 1000여명이 약 3만3000t을 수거했다. 해양쓰레기 전체 수거량의 29%를 차지한다.

 

해수부는 앞으로도 바다환경지킴이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지자체와 협력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해안가 나무나 절벽 등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걸려 있는 폐기물도 장비를 투입해 적극 수거할 계획이다.

 

부유쓰레기 수거에는 해양청소선인 ‘청항선’이 나선다. 청항선은 부유물 수거를 위한 컨베이어벨트 장치와 크레인, 오염사고 시 유출유 방제를 위한 오일펜스, 유처리제 살포장치 등을 탑재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이 전국 14개 항만에서 청항선 22척을 운영하며 다양한 해양오염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하늘에선 드론이 해변과 연안 해상의 쓰레기를 모니터링한다. 직접 수거할 수는 없지만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부유물이 모여 있거나 어선 운항에 위협이 될 만한 물체를 확인할 수 있다. 큰 스티로폼 부표부터 부피가 작은 플라스틱용기까지 탐지 가능하다. 부유물이나 쓰레기가 발견되면 정확한 위치에 인력이나 선박을 투입해 수거에 나설 수 있다. 청항선만 운항할 때와 비교해 경제적이면서 시간도 42%가량 단축할 수 있다. 지난해 전국 12개 해안에서 총 485차례 드론이 비행했다.

 

해수부는 드론의 해양쓰레기 영상분석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인공위성을 활용해 다소 먼 바다의 쓰레기를 모니터링하고 연구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모니터링 지역은 60개에서 2030년까지 120개로 확대한다.

 

또 섬마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수거를 확대하기 위해 정화운반선 7척을 2022년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침적쓰레기는 크레인을 바닷속에 넣어 끌어올리는 침적쓰레기 수거선과 잠수사를 동원해 제거한다. 다만 침적쓰레기 제거는 수색이 어렵고 수거에도 노동력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해수부는 쓰레기가 가라앉기 전에 수거하는 작업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

 

◆태풍 뒤 집중되는 해양쓰레기에 관계기관 협력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보다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해양쓰레기 문제의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해수부는 해상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88.3%가 어구·부표인 점을 감안해 이에 대한 실효적인 관리대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해양 투기가 용이하고 유실률이 높은 어구에 보증금제를 도입하고 2024년까지 모든 부표를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한다.

 

하천 유입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환경부와 함께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고, 하천에는 유입차단막과 폐기물 포집장치를 설치한다. 아울러 강·하천 유역 폐기물 총량관리제를 도입한다. 5대강을 통해 해양에 유입되는 폐기물 발생량을 산정해 2024년부터 중장기 감축 할당량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체 해양쓰레기의 4.1%(무게기준)가량을 차지하는 해외 쓰레기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기구나 양자 협의를 통해 대응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정부는 장마철을 맞아 집중호우·태풍으로 인한 해양쓰레기 피해를 줄이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집중호우, 태풍 등 자연재난 때문에 발생하는 해양쓰레기가 총 8만4000t으로 집계됐다. 특히 긴 장마와 태풍이 잦았던 지난해에는 전체 해양쓰레기의 45%가 수해로 발생했다. 이에 따른 피해 복구비만 지난 5년간 292억원에 달한다.

 

그간 수해에 따른 해양쓰레기 피해를 기관별로 처리해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는 관계기관 협력 시스템이 마련됐다.

 

지자체가 피해현황을 신속히 조사해 ‘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 입력한 뒤 해수부에 알리면, 해수부는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피해복구 지원을 추진한다.

 

해안으로 유입된 해양쓰레기는 바다환경지킴이, 수거선박 등 가용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집중적으로 수거 활동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톤백(대형 마대봉투)에 담아 미리 마련한 임시적치장으로 옮겨 주변경관 훼손과 악취 발생을 방치한다.

 

해양쓰레기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해수부는 해양정책실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구성해 대응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해양쓰레기 발생을 막기는 어렵지만 지자체와 관계기관이 긴밀히 협업해 사전·사후조치를 철저히 함으로써 연례적인 여름철 해양쓰레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식법 바꿔 부표 사용량 자체를 제한해야”

 

“한국의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세계적으로 선두그룹에 속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중대형플라스틱에 대한 연구는 한국이 뒤처져 있죠.”

 

30년 가까이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를 연구해온 심원준(사진) 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해양플라스틱 연구 수준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최근 6년간 한국 바다의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지난달 말 공개했다. 세계적으로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 연구가 걸음마 단계인 가운데 이번 연구는 위해성 농도 기준을 비교적 정확히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4년 해양 미세플라스틱 공포가 확산하자 국내에서는 발 빠르게 관련 연구가 시작됐다고 심 연구원은 말한다. 그 결과 논문의 질적 수준은 물론 미세플라스틱 분석법, 풍화과정, 첨가제의 환경 생명 전이 등 부문에서 세계 연구를 선도하게 됐다.

 

하지만 그는 중대형플라스틱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심 연구원은 “중대형플라스틱은 ‘치우면 된다’는 인식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와 지원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은 중대형플라스틱이 풍화작용을 거쳐 잘게 쪼개져 발생하기 때문에 중대형플라스틱에 대한 위해성 연구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양과학기술원은 올해부터 중대형 해양플라스틱 쓰레기의 위해성 연구에 착수한다.

 

심 연구원은 최근 언론에 공개된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의 해양 미세플라스틱 이동 연구 결과에 대해 “정확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해안가 쓰레기 기원을 분석해보면 평균적으로 자국 기원이 90% 이상이다. 자국의 플라스틱 쓰레기 관리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는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 중국 해역에서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쏟아져나와 한국과 일본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시각화했다.

 

심 연구원은 한국 바다의 미세플라스틱 위해성 연구 결과에 대해 “45년 뒤 유해성 농도를 넘는 바다가 10% 이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큰 위기감을 느꼈다”면서 “쓰레기 줄이기는 사람의 생활습관과 관련돼 있어 빠르게 바뀌지 않는다. 대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식법 개정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양쓰레기의 60% 이상은 바다에서 발생하며 그중에서도 부표가 40%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한국 양식업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부표를 활용하는데 필요 이상으로 많이 쓴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심 연구원은 “스티로폼 부표를 대체할 친환경 부표가 개발되고 있지만, 그 역시 플라스틱계열이고, 비플라스틱 부표를 단기간에 개발해 일반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양식법을 통해 부표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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