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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소련군은 해방군, 미군은 점령군’과 전대협 제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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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08 23:05:20 수정 : 2021-07-08 23:05:19
손대오 두익통일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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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前 전대협 문건에 등장한
선동 슬로건 다시 정치 쟁점화
김원웅·이재명 역사왜곡 발언에
비판 않는 여권 이념적 정체성 의문

최근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한 슬로건을 들고 뛰쳐나온 정체불명의 광복회 회장이란 자가 연일 뿜어내는 화두가 단연 관심사다. 그도 그럴 것이 ‘가짜’ 광복회 회장이란 의혹을 받는 김원웅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 1위라는 이재명이 ‘대한민국의 건국은 친일파와 미 점령군의 합작품’이기 때문에 ‘깨끗한 출발이 못 된 나라’라는 데까지 훨씬 더 나아간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 한마디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나라니까 대한민국 건국의 근본 역사를 바꾸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참람하고 무서운 내용인 줄 알고나 하는 소리일까.

 

2021년 하반기가 막 시작한 요즈음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이슈가 대선 정국의 수면 위로 불쑥 튀어나와 불붙기 시작한 배경은 무엇일까? 필자에게 한 세대 전에 있었던 지난날의 한 장면을 돌아본다.

손대오 두익통일포럼 대표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슬로건이 처음으로 정치선동 구호로 등장한 것은 34년 전인 1987년 전대협 제1기 출범 당시로 거슬러 간다. 그때 전대협 제1기 회보문건(?)에 바로 이 구호가 등장했던 것이다. 그 문건의 구호는 물론 미·소 양 군이 남과 북에 진주하면서 공포한 포고문의 문구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주사파 운동권 핵심 지도부가 문자적인 해설로 학생들을 정치적 선동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소련 공산적군(赤軍)에는 고도의 정치공작을 수행하는 정치국이 있다. 이들은 점령지 적화계획에 따른 전략전술을 수립하는 한편 발표하는 공고문 등의 술어마다 그 조어의 선택에 정치적 파급효과를 예리하게 계산했지만, 미군은 그런 정치공작 파트의 전략이 없는 순전한 군사적 포고문으로 일관했다. 미군은 남한을 식민지나 점령지로 영구 통치할 의도가 없었던 것이다. 수많은 월남 동포들이 체험한 대로 ‘소련 해방군’은 ‘약탈군’이었다. ‘다와이!’ 즉 ‘내놔!’가 그들의 정체였다. 민가 약탈, 부녀자 강간은 물론 수풍발전소 발전기기까지 빼앗아 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고려대 학생회장으로 전대협 의장 시절 펴낸 전대협 회보 1호 문건을 직접 보았던 필자는 그 당시 운동권 학생들과 맹렬히 이념투쟁을 벌였던 원리연구회와 통학련 학생들을 지도하는 대표로서 이 문건의 의도적인 선동이 가져올 파장과 파괴력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당시 고대 캠퍼스에는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 선생 동상에 친일파라는 딱지를 붙이고 쇠밧줄로 동상 목을 조여놓고 철거하겠다고 전대협 학생들이 난리를 치는 와중이었다.

 

필자는 내게 지도를 받는 학생들 힘만으로는 중과부적임을 느껴 고대교우회가 비상총회를 열도록 동분서주했는데 뜻있는 분들이 나섰다. 이때 선두에서 지휘한 분이 건국 공간에서 반탁반공 학생운동의 지도자였던 소석 이철승 선배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소석 선생과 필자가 자연스레 알게 되었고, 필자가 문선명 선생의 제자로서 승공학생운동을 지도한다는 것도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소석 선생은 문 총재님의 세계적인 승공사상 활동과 애국운동에 깊은 이해와 동참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 두 어른은 다 고인이 되셨지만 그분들의 북한동포해방, 자유평화통일을 향한 유지는 그대로 살아있다.

 

1987년 주사파 전대협 제1기가 알파로 내걸었던 “소련군은 해방군 미군은 점령군”이란 선동 슬로건을 34년이 지나고 나니 혁명의 만조기가 다 되었다고 판단한 세력들은 ‘가짜’ 광복회 회장 김원웅과 이재명 후보의 입을 통해 정치 쟁점화시키는 것으로 오메가의 화룡점정을 완성하려 하고 있다. 전대협 제1세대들은 출범 당시 386 주사파 운동권 학생들이었지만 한 세대가 지난 후 이들은 이제 586 집권 주사파 기득권 정치세력이 되어 문재인 정부에서 3부요직을 다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집권한 지난 4년 동안 ‘촛불혁명, 죽창가, 국군의 뿌리 김원봉, 국가폭력 희생자, 잘못된 건국, 집값은 자신있다’ 등등 전방위적인 선전 선동 공세를 퍼부었지만 국제정세나 국내 민심은 거짓에 속지 않고 진실을 마주하고 있다. 현재의 청와대나 민주당 후보들 중 어느 누구도 김원웅과 이재명 후보의 이런 역사왜곡 발언에 대한 질정(叱正)이 없는 것을 보면 이들의 이념적 정체가 ‘초록은 동색’임을 의심케 한다.

 

“역사를 뺏기면 영혼까지 털리고 우리의 꽃 같은 후대들까지 거짓과 폭군의 노예로 내주게 된다”는 교훈은 언제 어디서나 유효하다.


손대오 두익통일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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