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코로나 안끝나” 접종 독려
英, 확진 늘어도 마스크 규제 완화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전 세계 100개국가량에서 확인된 가운데 미국과 영국이 마스크 착용 등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4일(현지시간) NBC방송에 나와 “백신 효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코로나19 감염을 100% 막을 수는 없다”며 “코로나19 감염 수준이 높거나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곳에서는 백신 접종자라도 마스크 착용 등 추가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도 CNN 인터뷰에서 “만약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본인과 다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로스앤젤레스 같은 지역은 델타 변이가 확산하자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를 부활한 상태다.
파우치 소장은 최근 미국 신규 확진의 25%를 유발한 것으로 파악된 델타 변이와 관련해 “앞으로 우리는 두 가지 유형의 미국을 보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고 코로나19 감염 수준이 낮은 지역과 그 정반대 양상을 나타내는 곳으로 나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 5월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약 1만명 가운데 99.2%가 백신 미접종자였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델타 변이가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지역에서 급속히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독립기념일인 이날까지 성인 인구의 70%에 최소 1회 백신을 맞히겠다고 했으나, 전날까지 67.0%에 그쳐 목표치에 다소 미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올해 독립기념일은 우리가 코로나19 대유행과 격리의 해, 고통·공포·상실의 해라는 어둠에서 빠져나오고 있음을 특별히 축하하는 날”이라면서도 미국이 아직 코로나19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거듭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되면서 최근 일일 확진자가 2만명대로 치솟은 영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동선 파악용 QR코드 스캔 등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예정대로 오는 19일부터 전면 해제하기로 방침을 굳혀 과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영국 정부에 코로나19 대응을 조언하는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의 행동과학 소위 소속 수전 미키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이 급증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변이 공장’을 짓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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