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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만 쏠린 사이… 주요 질병 백신접종률은 떨어졌다

입력 : 2021-07-05 06:00:00 수정 : 2021-07-04 19: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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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폐렴구균·대상포진 등 대표적

고령층 폐렴 유발 폐렴구균 백신 접종
2020년 44.3%로 전년보다 22%P 줄어
감염땐 합병증 등 불러 치명률 높아

대상포진은 50세 이상 발병 위험 증가
환자 3명 중 1명 신경통과 합병증도

전문가, 코로나 백신과 동시 접종 금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예방 백신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폐렴구균과 대상포진 등 다른 질병의 백신접종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에서 폐렴과 그 합병증으로 인한 치명률이 높은 만큼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의 1차 접종률이 30%에 이르며 일상 되찾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말부터는 50대까지 접종 대상이 확대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백신 개발과 접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백신에 대한 관심은 오로지 코로나19로만 한정됐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오히려 다른 질병과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폐렴구균과 대상포진 등이 대표적이다. 영유아의 경우 면역력 부족에 대한 우려와 지속적인 알림을 통해 그나마 예방 접종이 유지되고 있지만 성인 백신의 경우 예방접종률이 이전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노년층의 경우 폐렴과 그 합병증으로 인한 치명률이 높은 만큼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 사망원인 3위 폐렴 유발하는 폐렴구균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가예방접종 증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만 65세 고령에서 23가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44.3%로, 전년 동기(66.4%) 대비 약 22%포인트 감소했다.

폐렴은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한국인 사망원인 전체 3위를 차지하는 질병이다. 특히 호흡기질환만 놓고 보면 사망원인 1위다. 폐렴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수는 2019년 2만3168명으로 1만809명이던 2013년에 비해 6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폐렴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 바로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은 세균성 수막염, 균혈증, 부비동염 및 급성 중이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기도 하다.

폐렴구균 감염으로 폐렴에 걸리면 호흡곤란이나 저산소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하다. 특히 균혈증, 뇌수막염으로 진행될 경우 치명률은 60∼80%까지 올라간다. 국내에서 성인 폐렴구균 예방 백신은 2가지 종류가 있다. 100여가지 혈청형 중 몇개의 혈청형을 커버할 수 있는지에 따라 13가와 23가로 나뉜다. 23가가 13가의 혈청형을 다 포함하는 것은 아니기에 전문가들은 두 가지 백신 모두 맞을 것을 권한다.

일산백병원 감염내과 곽이경 교수는 “폐렴구균은 폐렴구균성 폐렴 및 균혈증이나 수막염 같은 질환을 유발하는데, 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이를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이미 13가 백신을 접종한 성인이라도 23가 백신을 추가 접종하면 더 폭넓은 예방 범위와 면역 증강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감염학회는 성인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을 통해 만성 심혈관질환, 만성 폐질환, 당뇨병, 만성 간질환 등 65세 이하 만성 질환자나 뇌척수액 누수와 인공와우 삽입환자 등 면역력 저하자는 두 가지 백신을 각각 1회씩 순차접종하도록 권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고령층의 경우 전국 보건소 및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23가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고령층 위협하는 대상포진

대상포진 역시 마찬가지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상포진 예방 백신 시장 규모는 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다. 2019년에 비해서는 44.5%나 줄었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에 걸렸다가 몸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활동하면서 발생한다. 피부에 발진과 수포가 띠를 두른 모양이 통증과 함께 나타난다. 특히 대상포진 환자 3명 중 1명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합병증을 겪는다. 환자들은 예리하고 찌르는 듯한, 전기가 오는 듯한 화끈거림 등을 겪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옷깃만 스쳐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피부 병변이 사라진 이후에도 30일에서 6개월 후까지 지속된다. 대상포진은 전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특히 만 50세 이상부터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2020년 대상포진 환자는 50대가 17만1000여명(23.6%)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6만여명(22.2%)으로 뒤를 이었다.

나이 외에도 폐경 여성, 당뇨 환자 등도 대상포진 발병 고위험군에 속한다. 또 여름철에 환자수가 다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대상포진 예방 백신은 만 50세 이상에서 평생 1회 접종하면 된다. 백신을 접종하면 대상포진이 발병하더라도 약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 후유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해외 논문에 따르면 대상포진 백신 1회 접종으로 50대에서는 약 70%, 60대에서는 약 64%의 대상포진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도 67%가량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미 대상포진에 걸렸던 경우에도 예방접종은 가능하지만 치료 후 최소 6~12개월이 경과한 다음 접종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폐렴구균과 대상포진 백신 등은 코로나19 백신과 동시 접종은 피할 것을 권한다. 곽이경 교수는 “코로나19 백신과는 최소 14일 간격을 두고 접종할 것이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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