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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한 애인 보고 싶어…음악방송 때 움직였다” 신창원, 907일의 도주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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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04 10:34:01 수정 : 2021-07-04 10: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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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탈옥수로 불리던 신창원. 뉴시스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사진)의 탈옥에 얽힌 이야기가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그는 체중 감량부터 도주 방법 등 수개월간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교도소는 4일 ‘부산교도소 50년사’를 발간, 1997년 당시 신창원의 도주 사건을 소개하며 907일간의 도주, 그리고 그가 어떻게 경찰을 따돌렸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부산교도소 50년사’에 따르면, 신창원은 탈옥하기 쉬운 몸을 만들기 위해 3개월 전부터 체중 감량에 돌입했다. 변비를 핑계로 식사량을 조절하며 80㎏이던 몸무게를 60~65㎏까지 뺐으며, 그 과정에서 신창원은 동료 재소자에 차량 열쇠 없이 승용차를 운전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또한 그는 교도소 창고에서 쇠톱 2개를 속옷과 운동화 등에 넣어 훔친 후, 수용소 내 화장실 환기구 쇠창살을 조금씩 잘랐다. 신창원은 들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야간 음악방송 시간에만 움직였고, 절단 흔적을 감추기 위해 나무판을 껌으로 고정해 덮어두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준비를 마친 신창원이 탈옥한 날은 1997년 1월20일 새벽 2시경이었다. 그는 날렵해진 몸으로 환기구를 빠져나가 흙을 파내 인근 공사장으로 진입했다. 이후 교도소 외벽을 타고 도주에 성공했다.

 

신창원은 도주 후 교도소 인근 500m 지점에서 자전거 1대를 훔쳐 타 근처 농원에 들어가 양복 1벌과 외투, 구두, 칼을 훔치고, 오전 6시에는 택시를 통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내렸다. 당시 그는 택시 기사를 위협해 차비를 내지 않고 오히려 1만원을 빼앗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동에는 수감 전 동거하던 여성이 일하던 가게가 있었으나 신창원이 찾은 곳에서는 여성을 발견할 수 없어 버스를 타고 천안으로 내려갔다.

 

이후 수많은 제보와 추적에도 907일간 유유히 경찰을 따돌렸던 신창원은 1999년 7월16일 전남 순천 한 아파트에서 동거녀와 은신 중에 체포됐다. 당시 그들의 주거지를 찾았던 가스관 수리공의 제보로 검거할 수 있었다.

 

907일간 도주하며 4만㎞ 이상을 이동한 신창원은 105회에 걸쳐 약 9억8000여만원을 훔치는 등 강도와 절도 행각을 벌였다. 그사이 그를 잡기 위해 동원된 경찰 인력만 연 97만명에 달했다.

 

부산교도소는 신창원의 탈옥 이유에 대해 “무기징역에 대한 절망감으로 난동을 부리고 흡연 때문에 징벌을 받자 교도소 생활에 염증을 느꼈다”며 “수감 전 만났던 애인을 보고 싶어 했고 자신의 범행을 신고한 사람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04년 고입,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신창원은 현재 소년범을 위한 상담공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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