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려대 후배에 쓴 편지가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편지는 고려대를 졸업한 한 성형외과 의사라고 밝힌 사람이 고려대 동문 커뮤니티 고파스에 공개해 29일 알려졌다.
글쓴이에 따르면 고려대에 02학번인 그는 이 전 대통령에 먼저 편지를 보냈고, 답장이 왔다.
그는 “많은 사람이 선배님의 진실한 업적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인정하지 않고 싶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도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중앙차로제로 편리해진 버스를 타고 지하철 환승을 하며 출퇴근한다”며 “저희가 사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선배님의 대통령 기념관”이라고 밝혔다.
현 문재인정부도 비판했다. “내세울 업적이 없는 이들이 북쪽의 그 부자들처럼 큰 동상, 큰 기념관을 만들어 놓고 낯부끄러운 미화, 왜곡을 하고 있다”며 “선배님의 업적을 지우고 싶어 수해와 가뭄을 막기 위해 애써 만든 보를 부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하며 응원하겠다는 말로 편지를 마쳤다.

이에 대한 이 전 대통령의 답장은 지난 20일 날짜로 적혀 있다.
‘OO 후배에게’라고 시작되는 편지에서 이 전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은 저 자신의 부족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실만은 꼭 밝혀지리라 확신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 나라가 이렇게 되었는지 너무 안타깝다”며 “일으켜 세우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우리 눈으로 보고 있다”고 감정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할 수 있을 때가 오면 그곳을 방문하겠다”며 “그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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