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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갓탤 홀린 태권도… 최동성 총감독 “무술을 예술로 표현, 감동 전할 수 있어 감사” [인터뷰]

입력 : 2021-06-28 12:03:48 수정 : 2021-06-28 12: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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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갓탤’ 준준결승 직행
WT 시범단 최동성 총감독

공중발차기 격파·칼군무 품새 등
심사위원 극찬 받고 시청자 열광
유튜브 영상 조회 1110만회 넘어

“매회 공연마다 다른 메시지 준비
결승 밑그림까지 그려놓은 상태
우승 땐 상금 난민돕기 등 쓸 것”
미국 유명 오디션프로그램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에서 준준결승 직행권을 따낸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훈련장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미라 시범단 코치, 최동성 시범단 총감독, 서미숙 시범단 연출감독, 이재원 시범단원. 이우주 기자

“유튜브 댓글을 보니, 저희 태권도 시범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태권도를 통해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었다는 것에 태권도 하는 사람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아갓탤)에서 최근 준준결승 직행권을 따내 화제가 된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의 최동성 총감독은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훈련장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 감독은 이번 공연의 탄생 배경에 대해 “무술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또 영화의 한 장면 같이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다.  

 

미국 유명 오디션프로그램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에서 준준결승 직행권을 따낸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훈련장에서 공중 발차기 훈련을 하고 있다. 이우주 기자 
미국 유명 오디션프로그램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에서 준준결승 직행권을 따낸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훈련장에서 공중격파훈련을 하고 있다. 이우주 기자

 

성인 키 두 배 높이의 송판을 공중회전 발차기로 부수는 격파 시범과 ‘칼군무’ 품새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아갓탤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고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시범단 공연 영상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방영됐으며, 공식 유튜브 영상은 27일 오후 2시 기준 111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서미숙 시범단 연출감독은 “(시청자들이) 무대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면만을 보는 게 아니고, 그 뒤에 있는 땀과 노력, 아픔과 열정을 다 봐주시는 걸 보면서 정말 감동했다”고 말했다.

 

시범단의 공연이 전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화려한 격파는 물론 탄탄한 스토리와 섬세한 연출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이번 예선 공연의 공간적 배경은 ‘수련장’으로, 자아 수련을 하던 태권도인이 외부세력으로부터의 공격을 방어하고 태권도를 통해 평화를 이끌어나가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서 감독은 “예선 콘셉트는 자아를 다스리는 것으로 태권도의 5대 정신 중 극기를 뽑아내고, 동작은 ‘다방향’에 중심을 뒀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명 오디션프로그램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에서 준준결승 직행권을 따낸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훈련장에서 품새 동작을 연습하고 있다. 이우주 기자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수없이 바닥에 떨어지고, 뒹군 단원들의 피나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예선 공연에 참여한 단원은 총 50여명의 시범단원들 중에서도 격파와 품새 실력이 뛰어난 남자 14명, 여자 8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에는 미국인 6명도 포함됐다. 모두 태권도 3단(미국 단원 제외) 이상으로, 품새·도약격파·수직회전격파 등의 분야에서 면접과 실기시험을 거쳐 선발됐다. 20대 대학생이 대부분이어서 평일엔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탓에 예선 공연 전 2개월간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8∼9시간씩 합을 맞췄다.

 

공연 앞부분에서 윗옷을 벗은 채 화려한 격파 시범을 보였던 이찬민 시범단원은 “태권도 (공연을) 보시는 분들을 위해 더 부담감을 안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송미라 시범단 코치는 “태권도를 홍보하고, 열심히 잘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무대에) 올라갔었는데, 예상외로 결과가 너무 좋고 심사위원들의 평들도 좋아서 그때부터 감정이 고조되기 시작했다”면서 “진행자인 테리 크루즈가 내려와서 마무리로 딱 ‘골든버져’(준준결승 직행권)까지 울려주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이었다”고 회상했다.                                       .

 

당초 시범단은 오는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서도 시범공연이 예정돼 있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모든 문화행사가 취소되면서 안타깝게도 올림픽 공연이 불발됐다. 하지만 이번 아갓탤 출연으로 시범단은 올림픽 공연 이상의 ‘태권도 알리기’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미국 유명 오디션프로그램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에서 준준결승 직행권을 따낸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의 서미숙 연출감독(왼쪽)과 이재원 시범단원이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훈련장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우주 기자 

예선 공연 준비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 역시 코로나19였다. 최 감독은 “코로나19 상황이다 보니 (아갓탤 측과) 빨리빨리 연락이 잘 되지 않았다”면서 “(미국에) 가서 격리도 하고, 현장에서도 코로나19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고 말했다. 

 

사실 아갓탤 예선 공연 영상은 지난 4월 사전녹화한 것으로, 실제 TV를 통해 방영되기 전 두 달여 간은 ‘비밀 유지’를 해야 했다. 시범단은 이를 숙련의 시간으로 삼았다. 최 감독은 “8강과 4강, 결승이 남아있기 때문에 들뜬 마음보단 ‘다음 공연을 어떻게 준비해야 되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시범단은 오는 8월부터 진행될 8강, 4강, 그리고 결승 공연을 위한 밑그림을 이미 그려놓은 상태다. 서 감독은 “저희는 품새 또는 겨루기 등의 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공연의 바탕에 메시지를 깔아놓는다”면서 “(공연마다) 다른 메시지가 이미 다 깔려 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의 송미라 코치(왼쪽)와 최동성 총감독이 지난 26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훈련장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우주 기자

만약 우승을 한다면 상금 100만달러(한화 11억여원)는 태권도 정신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우승을 하게 되면 저희 연맹의 ‘태권도박애재단’을 통해 전 세계 난민 등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한다고 조정원 연맹 총재께서 선언했다”고 말했다.

 

2009년 ‘태권도의 세계화’를 목표로 출범한 시범단은 다양한 인종의 합동 공연을 통해 세계 각국에 태권도를 알리고 있다. 나일한 시범단장은 “무도 태권도로서, 스포츠 태권도로서 저희 시범단이 사명감을 갖고 전 세계인들이 태권도를 사랑할 수 있도록 많은 홍보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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